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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형원자로 투자…중단된 원전도 지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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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영국 잉글랜드의 브리짓워터 인근의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건설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잉글랜드의 브리짓워터 인근의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건설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조만간 발표될 영국의 2050년 탄소 배출량 감축 계획의 핵심은 원자력 발전이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프랑스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원자력 발전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등 유럽 국가들이 속속 ‘원전 유턴’을 하는 모양새다.

FT는 영국의 에너지산업전략부의 크와시 크와텅 차관을 인용해 부처 합동의 ‘넷 제로(net zero·탄소 순배출량 0) 전략’ 보고서가 “최대한 빨리”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르면 이번 주 보리스 존슨 총리가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문은 “이번 전략의 핵심은 영국의 ‘느리게 움직이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 원전 프로그램에 무게 중심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에 새로 발표될 전략 보고서에는 영국의 롤스로이스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개발 투자를 늘리고, 중단됐던 북웨일스의 윌파 원전 건설 등을 복원하는 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윌파 원전은 일본의 히타치가 지난해 결국 철수했던 사업이다.

올해 4월 기준 15기의 원자로를 운영 중인 영국은 기존에 가동했던 7기의 대형 원전을 2035년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전력 수요를 보완하기 위해 3200MWe 원전 2기를 짓는 ‘힝클리 포인트 C 원전’를 새로 짓고 있다. 2019년 기준 영국의 총 발전량 중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였다.

영국의 새 전략에 포함될 SMR 투자는 앞서 프랑스가 공개한 ‘2030 프로젝트’에서도 언급됐던 내용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 SMR 건설을 비롯한 그린 하이테크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300억 유로(41조193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는 SMR 등 원전 개발에 10억 유로(약 1조3789억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FT는 “SMR를 찬성하는 이들은 대형 원자력 발전소보다 비용과 위험이 더 낮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발표에는 2050년까지 ‘넷 제로’를 실제로 달성하기 위한 재무부의 재정 계획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달 31일부터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회의(COP26)가 열리기 전에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FT는 전했다.

프랑스·영국의 원전 비중 확대는 러시아발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럽의 에너지 믹스(화석연료·원자력·신재생 등 1차 에너지원의 비율과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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