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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극초음속 미사일 비밀발사…美 예상보다도 발전 빨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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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모습. 중국 국영TV는 지난 2017년 HGV가 윈드 터널을 통과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SCMP 홈페이지 캡쳐]

중국이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모습. 중국 국영TV는 지난 2017년 HGV가 윈드 터널을 통과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SCMP 홈페이지 캡쳐]

중국이 지난 8월 비밀리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 5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군은 지난 8월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국은 일반적으로 HGV를 궤도에 쏘아 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창정(長征) 로켓을 발사하는 경우 외부에 발표해왔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는 공개하지 않았다.

발사된 HGV는 목표물에서 약 38㎞(24마일) 빗나갔지만, 이번 시험 발사로 중국이 초음속 무기 개발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뤘으며 미국이 알고 있는 것보다 관련 기술이 훨씬 더 발전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FT는 "이번 실험은 왜 미국이 그간 중국의 군사 현대화를 과소평가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핵무기정책 전문가인 테일러 프라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FT에 "핵탄두로 무장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완성되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비행 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이코노미스트]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활공체(HGV)의 비행 궤적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이코노미스트]

극초음속 미사일이란 낮은 고도에서 음속의 5배 이상인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말한다.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목표로 향하는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원하는 방향으로 비행할 수 있는 무기다. 이 미사일은 HGV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로 나뉘는데, 이번에 중국이 발사한 HGV는 일반 미사일과 달리 대기권에 진입한 이후 기동이 가능한 별도의 장치에 탄두가 실려 목표물로 비행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전 세계 어느 곳이든 1~2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는 엄청난 속도와 현란한 기동으로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어 미국·러시아·중국 등 군사 강대국들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무기다. 지난달 28일에는 북한도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8형' 시험발사를 진행하며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HGV 시험 발사 소식은 미·중이 대만 문제를 놓고 군사적 긴장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3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하자 중국 외교부는 "대만 분리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며 "주권과 영토보존을 수호하려는 중국의 의지는 단호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반발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중국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FT에 "우리는 역내와 그 너머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의 군사력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해왔다"며 "그것이 중국을 제1의 도전 과제로 꼽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FT에 "중국은 항상 방어적인 군사정책을 추구해왔다"며 "다른나라들과 군비 경쟁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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