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시위에 놀란 스타벅스 "바리스타 1600명 신규 채용"

중앙일보

입력 2021.10.17 13:33

업데이트 2021.10.17 13:38

과도한 이벤트와 인력난에 지친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의 요구사항이 적힌 트럭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본사 앞을 지나고 있다. 김지혜 기자

과도한 이벤트와 인력난에 지친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의 요구사항이 적힌 트럭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본사 앞을 지나고 있다. 김지혜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1600여 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이달 초 “본사의 잦은 이벤트 탓에 과중한 업무로 힘들다”며 트럭 시위를 벌인 지 열흘 만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7일 “지역별로 진행하는 상시 채용 외에 전국 단위 채용을 확대해 인재 확보 및 매장 운영에 효율성을 제고하기위해 1600여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스타벅스는 각 지점별로 직원이 부족할 때 상시 채용을 해왔으나, 본사가 채용 규모를 공개하고 전국 단위의 채용을 진행하기는 처음이다.

직원들의 불만 사항 중 하나였던 임금 체계도 개선한다. 스타벅스는 “매장 관리자 및 바리스타의 임금체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며 “바리스타의 근속 및 업무역량 등을 고려한 시급 차등, 매장 관리자 임금 인상, 인센티브 운영 기준 개선 등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또 “계절별 프로모션이나 신제품 런칭 때 매장 파트너들의 혼선과 업무가 과중됐다”며 “시간대 및 매장 규모에 따른 세부적인 방문고객 수, 매출 예상 등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정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인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 TF에서는 이벤트 기획 단계부터 매장 파트너의 예상되는 어려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정교화된 매출 예측, 애로사항 발생시 실시간 지원시스템 구축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또 매장 직원들의 휴게 공간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휴게 공간이 조성된 매장은 전체 운영매장의 35% 정도다.

스타벅스는 마지막으로 사내 파트너(임직원) 대표 기구인 ‘파트너행복협의회’와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다. 스타벅스는 “현재 지역별로 선출된 60명의 대표 파트너 규모를 늘려 현장 의견을 경청하고, 개선 방안을 즉각 실현할 수 있는 전사적인 권한과 예산을 대폭 증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가 트럭 시위 이후 신속하게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벅스가 이번에 1600여 명 채용을 밝힌 직급은 말단 직원인 바리스타다. 통상 임직원을 칭하는 ‘파트너’로 불리지만 정식 명칭은 바리스타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현재 전국 1600여개 매장을 직영 운영하면서 약 1만8000명의 정규직 직원들을 두고 있다. 직급이 바리스타·슈퍼바이저·부점장·점장·지역매니저 순으로 분류된다. 매장에서 커피를 주문받고 제조하는 등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직급이 바리스타다. 바리스타를 1600여 명 신규 채용한다고 치면, 전국 1600여 개 매장에 평균 한 명 정도 인원이 느는 셈이다.

9월 28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한국프레스센터점에서 음료가 다회용컵에 담겨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이날 하루 동안 전국 매장에서 제조음료 주문 시 다회용컵에 담아주는 '리유저블컵 데이'를 진행했다. 뉴스1

9월 28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한국프레스센터점에서 음료가 다회용컵에 담겨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이날 하루 동안 전국 매장에서 제조음료 주문 시 다회용컵에 담아주는 '리유저블컵 데이'를 진행했다. 뉴스1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신규 매장이 늘 때마다 노련한 직원이 파견 나가 기존 매장에는 신규 직원이 배치된다. 하지만 신규 직원으로 잦은 이벤트를 감당하기엔 버겁다”는 하소연이 적지 않다. “현장의 노동 강도는 모른 채 무리한 이벤트로 본사가 실적만 챙겨간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이유다.

이달 초 트럭 시위의 발단이 된 이벤트는 지난달 28일 ‘글로벌 창립 50주년 리유저블컵’ 행사였다. 한 매장에서 대기 음료가 650잔까지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자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던 것이다. 스타벅스가 한국에 진출한 지 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개선 방안은 바리스타 등 파트너와 조율을 거쳐 마련했다”며 “향후 TF에서 파트너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이벤트를 기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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