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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자신의 'B면'을 키우는 직장인들, 그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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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Note

회사에서 ‘나다움’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을까?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요즘 MZ세대의 화두는 '나다움'입니다. 이들은 직장 일과 무관한 개인의 다양한 취향과 관심사 등을 자신의 ‘B면’이라고 정의합니다.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이 이런 MZ세대의 일하기 방식을 소개합니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의 '무과수' 커뮤니티 매니저가 직장에서 자신의 'B면'을 키워, 업무 성과를 내고 '퍼스널 브랜딩'까지 이룬 이야기입니다.

※ 이 기사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이 발행한 “회사에서 B면도 키웁니다”의 7화 중 일부입니다.

'오늘의집' 커뮤니티 매니저 겸 작가 ‘무과수’. 어루만질 '무', 열매 맺는 나무인 '과수'를 더해 만든 이름은, 가진 재능을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데 쓰고 싶다는 뜻을 담은 그의 필명이다.

'오늘의집' 커뮤니티 매니저 겸 작가 ‘무과수’. 어루만질 '무', 열매 맺는 나무인 '과수'를 더해 만든 이름은, 가진 재능을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데 쓰고 싶다는 뜻을 담은 그의 필명이다.

나만의 '기록'이 만드는 B면

본업과 B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고 느껴질 만큼 B면을 잘 살리고 있어요. B면을 발견하고 키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 B면의 첫 키워드는 '여행'이었어요. 대학교 3학년 때 휴학을 하고 여행을 갔었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한 달 살기' 개념이 없었는데, 좋아하는 곳에서 오래 머물러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한 나라에 한 달 이상씩 머무르며 태국을 시작으로 도쿄, 프라하, 베를린, 부다페스트 총 5개 나라 도시를 돌았어요. 기록하고 싶은 순간들을 SNS에 남겨뒀고요.

베를린과 도쿄의 풍경 ⓒ무과수

베를린과 도쿄의 풍경 ⓒ무과수

인스타그램, 블로그 같은 SNS 채널들은 초기부터 사용해 보는 편이었고, 특별한 목적이 있었다기보다 평소에 꾸준히 일기를 쓰던 습관이 있어서 단지 기록을 하기 위한 거였어요. SNS의 여행 기록이 자연스레 저만의 키워드가 됐죠.

그리고 그때 기록했던 '여행'에 대한 SNS 포스팅이 에어비앤비 마케팅 담당자분의 눈에 띄었어요. 에어비앤비가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캐치프레이즈를 런칭했을 때였죠. 담당자분의 제안으로 스토리북 작가가 됐고, 그때부터 온라인에서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에어비앤비의 공식 블로그를 맡아 운영하면서 호스트를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어 콘텐트로 발행했죠. 그게 커리어의 시작이었어요.

'집'이라는 키워드 이전에는 '여행'이 있었군요.

'여행' 이후 키워드가 '무과수의 집'이었어요. 지금의 저를 많이 기억하게 한 키워드죠. 2017년부터 집에 관한 기록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때는 인테리어나 집에 대한 관심이 이제 막 시작될 때였죠. 2018년 오늘의집에 입사했고, 집을 중심으로 한 콘텐트 기획 및 제작을 시작으로 현재는 유저 기반의 커뮤니티인 '오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SNS의 기록들을 통해 사람들이 무과수님의 B면을 자연스레 알게 된 거네요.

사실 지금도 그렇고 누군가에게 제 취향이나 관심사를 알리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어요. SNS 자체도 개인의 기록을 위해 시작한 거였지, 특정한 쓰임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어요. 해시태그도 나중에 내가 원하는 콘텐트 를 쉽게 찾으려고 붙인 거였어요. 심플하게 '#무과수의여행', '#무과수의집', '#무과수의플레이리스트' 같은 형태로요.

#무과수의 집 (출처: 무과수 인스타그램)

#무과수의 집 (출처: 무과수 인스타그램)

그런데 사람들이 여행을 갈 때 제 해시태그를 검색해본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예를 들면 전주를 하게 되면 '#무과수의전주'를 검색해 보는 거죠. 그때 알게 됐어요. 해시태그가 있으면 사람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구나 하고요.

아카이빙 목적이었던 해시태그는 결과적으로 제 취향이나 관심사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 셈이죠. "나 집에 관심 많다", "집에 대한 콘텐트 를 꾸준히 쌓고 있어" 하는 식으로요.

듣다 보니 B면이 굉장히 다양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B면이라는 게 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거란 생각도 들어요.

제가 자주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그래서 어떤 일 하고 있어요?"예요. 아무래도 보통은 일이든 직업이든 한 단어로 표현하는 게 익숙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점점 더 하는 게 하는 일의 범주가 확장되고 분야도 다양해져서 한 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저를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게 좋아요. 하나로 규정되지 않고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요.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것에 불안하지 않은 건, 이러한 사람도 인정을 받는 시대의 흐름 때문도 있죠.

본업으로 확보한 시간으로 B면 활용하기 

본업에서 B면을 살리게 된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해요.

원래 오늘의집 입사 당시 제가 맡기로 한 건 '집들이'라는 시그니처 콘텐트 발행이 전부였어요. 유저들이 콘텐트 를 작성하면 제가 다듬어서 발행하는 식이었죠. 콘텐트 제작보다는 운영에 가까웠어요. 그런데 콘텐트 를 매일 발행하다 보니 처음에는 버거웠던 일이 두 달 만에 익숙해진 거예요. 좀 더 창의적이고 재밌는 걸 하고 싶다 하던 차에 인터뷰 콘텐트 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대학 때부터 인터뷰를 많이 했고, 좋아했고, 자신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회사에서 무턱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일단 내가 맡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회사를 설득할 구실을 만들어 보자 생각했어요.

회사의 인정도 받고, 여유 시간에 하고 싶은 일도 해보려는 계획이었네요.

맞아요. 그래서 '집들이' 콘텐트 를 발행하는 프로세스 전반을 뜯어고치기 시작했어요. 객원 에디터 시스템을 도입해서 제가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아도 업무가 진행될 수 있게 만들었어요. 하루에 하나씩 발행하던 콘텐트 를 하루에 네 개씩 발행할 수 있게 됐죠.

그렇게 업무 루틴을 효율화한 뒤에 제가 해보고 싶었던 인터뷰 콘텐트 제작을 제안했어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본업에 B면을 살려보기 시작했죠. 그 당시 인터뷰 진행, 원고 편집뿐 아니라 사진, 영상까지도 직접 작업했어요.

커뮤니티 운영을 맡고 있다는 것도 신기해요. 이전의 B면 활동들은 커뮤니티 성격을 명시적으로 띠고 있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운영보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기획을 하는 게 제 성향에는 잘 맞았던 터라, 계속해서 즐겁게 일을 하려면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었어요. 팀장님께 이 고민을 털어놨는데, 커뮤니티를 운영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주셨어요.

입사 때부터 제가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들과 소통도 많이 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거든요. 애초에 저를 채용할 때 커뮤니티를 염두에 두고 뽑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커뮤니티를 맡아서 2020년에 첫 오픈을 시작해 현재는 시즌5 모집을 앞두고 있어요. 처음부터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또 다른 B면을 살려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죠.

'B면 살리기'와 '성과' 사이, 균형을 맞추는 일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내가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분야를 살린다고 해도, 어쨌든 회사 안에서 펼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원하는 것에 예민해야 해요. 성과로도 잘 이어져야 하죠.

사실 처음 시도했던 인터뷰 콘텐트 도 임팩트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어요. 처음에 제가 생각한 키워드는 ‘취향’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 얘기를 하기에 너무 일렀던 거죠. 이제 막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꾸미는 사람들에게 취향을 물으니 시기상조였던 거예요. 결국 인터뷰 콘텐트 를 중단하게 됐죠.

1년쯤 후에 다시 인터뷰 시리즈를 시작하게 됐는데요. 스탠딩에그의 에그 2호님을 섭외하게 되면서 다시 인터뷰 콘텐트 를 제작하게 됐어요. 'O!House'라는 네이밍을 짓고 디자인도 신경 썼죠.

인터뷰 콘텐트는 첫 주자가 누구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첫 콘텐트로 다음 섭외를 진행하니까요. 그리고 이때는 이미 집을 꾸며본 사람들이 더 높은 감도의 콘텐트 를 필요로 했고, 유저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져 타이밍이 좋았죠.

[사진 O!House 캡쳐]

[사진 O!House 캡쳐]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느리고 단단하게 가는 걸 지향하거든요. 규모가 커지면 커뮤니케이션의 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비즈니스 차원의 성과를 내려면 규모가 커져야 하죠. 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회사의 눈치가 보이진 않나요? 업무에 지장에 있을 수도 있고, 본업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었는데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회사로부터 응원을 많이 받았어요. 회사 업무와 관련이 없는 일을 하고 있으니 본업에 집중을 잘하지 못한다고 판단할 법도 한데 회사가 왜 나를 가만히 뒀을까에 대해서 최근에 '인디펜던트 워커' 책을 내게 되면서 생각해봤는데요. (이때까지 생각을 안 해봤다는 건 이 부분에 대한 이슈가 없었던 거겠죠?)

저는 A면에 적극적으로 B면을 활용하고 있잖아요. 엄밀히 따지면 딴짓이 아니라 제시간을 써서 뭔가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죠. 개인 시간을 들여서 배운 것을 회사 업무에 적용하니 회사 입장에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겠더라고요. 결과적으로 회사에도 도움이 될 거란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도 저를 그냥 두지 않았을까 싶었죠. 그렇게 생각하면 A면과 B면 사이에 어느 정도의 접점이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도 저의 B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예전에 감나무 집에 살 때 낯선 사람들을 초대했던 모임의 경험을 녹여 '동네반상회'라는 동네 기반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만들었죠.

또 평소에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소통했던 경험을 살려 오늘의집 첫 라이브 콘텐트 인 '세상에 없던 집들이'를 기획했는데요. 저는 회사에서 하는 일이 너무 재밌어요. 작은 경험을 곧바로 적용하고 임팩트를 낼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이 쉽게 주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사진 오늘의집]

[사진 오늘의집]

A면과 B면의 거리가 먼 경우는 어려울까요?

지금 현재의 포지션에 관련되어 있지 않아도 개인의 장점을 활용해서 일할 수 있는 곳이면 가능할 텐데, 아무래도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어려움이 있겠죠?

자기다움을 지키는 법; 인정의 통로를 다양하게 만들기

'자기다움'을 축으로 A면과 B면 사이의 중심을 잘 잡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자기다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저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기다움이 많이 닳아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후략)

※ 이 기사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이 발행한 회사에서 B면도 키웁니다 의 7화 중 일부입니다. 반복되는 직장 생활 속에서 '나다움'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일과 삶의 ‘균형’을 만드는지, 꾸준함과 지속성의 비결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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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요즘 MZ세대의 화두는 '나다움'입니다. 직장에서 '나다움'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자유로운 문화를 꿈꾸고, 나아가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퍼스널 브랜딩'을 하길 원하죠.

다양한 방식으로 '나다움'을 펼치고 있는 개인과 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조직의 이야기를 폴인이 연재합니다. 요즘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나의 'B면'을 살려 나답게 일하는 방식의 실마리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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