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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TSMC·인텔도 선택한 글로벌 '반도체 부품 세탁소'

중앙일보

입력 2021.10.16 07:00

업데이트 2021.10.18 09:19

반도체 대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인데요. 비록 삼성전자 주가는 안습이지만 이런 큰 흐름을 놓칠 순 없죠. 그래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TSMC 등 글로벌 칩메이커를 고객으로 둔 국내 기업, 코미코를 알아보려 합니다. 게시판에 종목 분석을 요청해주신 구독자 sumal******@naver.com님께 감사드려요~.

코미코는 반도체 만드는 장비의 부품을 깨끗이 닦고(세정) 칠하는(코팅) 회사입니다. 반도체 부품 전문 세탁소랄까요. 이 분야 경쟁업체가 여럿 있지만(싸이노스·나노윈·아이원스 등) 국내에선 업력이 가장 오래됐고(1996년 창업) 국내 시장 점유율도 1위. 미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에도 법인이 있습니다.

로봇이 부품을 세라믹 코팅하는 중. 코미코 홈페이지

로봇이 부품을 세라믹 코팅하는 중. 코미코 홈페이지

반도체 장비에 들어가는 소모성 부품들은 당연히 비싼데요(수백~수천만원).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엔 엄청 강력한 화학물질과 엄청 높은 전압이 쓰이기 때문에 부품이 금방 부식·손상됩니다. 생산 수율이 떨어지지 않으려면 계속 새 부품으로 갈아줘야 하는데 돈이 많이 들죠. 이 돈을 아끼기 위해 코미코에 세정·코팅을 맡기는 겁니다.

반도체 장비 부품, 세정 전과 세정 후 비교. 코미코 홈페이지

반도체 장비 부품, 세정 전과 세정 후 비교. 코미코 홈페이지

매출이 분기마다 꾸준히 따박따박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할수록 부품 세정·코팅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죠(구조적 성장!).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25% 성장한 2500억원 돌파 예상(증권사 추정치).

요즘 반도체 식각공정엔 플라즈마가 쓰이는데요, 플라즈마 환경에선 부품이 쉽게 상하기 때문에 금속 부품을 세라믹으로 코팅해줘야 합니다. 코미코 입장에선 세정보다는 코팅이 더 돈이 되는데, 덕분에 이 코팅쪽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 (매출에서 코팅이 차지하는 비중 2020년 52.5→2021년 상반기 56.6%) 부가가치 높은 특수코팅에선 코미코가 기술력에서 인정 받습니다. 원재료인 세라믹파우더는 코미코의 모회사 미코가 공급하죠.

코팅 안 한 부품(왼쪽)과 코팅 한 부품의 부식 정도 차이. 코미코 홈페이지

코팅 안 한 부품(왼쪽)과 코팅 한 부품의 부식 정도 차이. 코미코 홈페이지

세정·코팅이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기술력과 첨단 시설이 필요해서 아무나 못 합니다. 고객사 라인·공정·재질별로 세정 라인을 별도로 운영할 정도로 서비스도 철저해야 하죠. 이미 실력이 검증된 코미코에 해외 반도체 기업들(인텔·TSMC·마이크론·UMC·글로벌파운드리즈)이 일감을 맡기는 이유입니다.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30% 수준.

참고로 해외법인별 주요 고객사를 보자면 이렇습니다. 대만-TSMC·UMC, 싱가포르-마이크론·인텔, 미국-삼성전자·인텔·글로벌파운드리즈, 중국-SK하이닉스·CSOT·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태양광 부품도 일부 합니다)

그럼 앞으로 코미코 실적은 어떨까요? 전망하기가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생산설비를 늘리면, 이는 곧 앞으로 코미코에 맡길 일감이 늘어난다는 뜻이니까요!

일단 코미코는 미국에서 기존 텍사스 외에 오리건주에 공장을 새로 건설 중입니다. 올해 안 완공한다니, 내년부턴 매출에 잡히겠죠. 오리건에 공장이 있는 인텔이 고객사가 될 겁니다. 내년 실적 전망, 밝음!

대만에 있는 TSMC 공장. 셔터스톡

대만에 있는 TSMC 공장. 셔터스톡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앞다투어 시설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는 건 아시죠?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자하겠단 계획을 발표했죠. 대만 U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도 공장 증설 중이고요. 중장기적으로도 코미코 매출은 늘어날 일이 많겠네요.

무엇보다 안정적입니다. 메모리·비메모리 상관없이 모든 반도체 기업이 고객이니까요. 코미코는 분기보고서에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지속된 반도체 업계간의 치킨게임 시기에도 일부 고객사의 흥망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상 서비스업이라 재고자산도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

‘맛있는데(성장성) 영양가도 풍부한(실적+안정성) 디저트’라는 평인데요(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 주가 측면에선 어떨까요. 일단 파운드리 투자 증대의 수혜주로 꼽히면서 주가가 연초보다 많이 올랐습니다(약 53% 상승). 솔직히 이제는 저평가 구간이라고 보기엔 애매합니다(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 22배 수준). 단기적으로는 싸지도, 비싸지도 않게 느껴진달까요. 투자하려면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

한동안 2018년에 발행한 전환사채 물량이 부담이었는데, 이건 모두 전환돼 수급 부담은 사라졌습니다. 코미코는 유독 외국인 투자자가 좋아하는(?) 주식이죠(외국인 비율 44.92%). ESG라는 측면에서 어필할 만한 요소(친환경 세정 기술 개발)도 있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화끈하진 않아도 꾸준하고 성실한 기업을 찾는다면.

이 기사는 10월 1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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