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장, 윤리 위반 논란…야당 “수사 지휘서 배제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16 00:37

업데이트 2021.10.1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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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호 03면

대장동 개발 의혹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담은 박스를 옮기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검사와 수사관 등 20여명은 도시주택국을 비롯해 교육문화체육국, 문화도시사업단 등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부서에서 인허가 자료 등을 압수했다. [뉴스1]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담은 박스를 옮기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검사와 수사관 등 20여명은 도시주택국을 비롯해 교육문화체육국, 문화도시사업단 등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부서에서 인허가 자료 등을 압수했다. [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검찰 수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56)씨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다음날인 15일에는 김오수 검찰총장의 성남시청 고문 변호사 전력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 수장인 김 총장뿐 아니라 서울중앙지검(검사장 이정수) 수사팀의 수사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는 처지다. 우선 김 총장은 대장동 사건 전담 수사팀을 출범시키기 전부터 논란을 자초했다. 과거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의혹 등 굵직한 사건마다 검찰은 독립적인 특별수사본부를 꾸렸지만, 김 총장은 그 대신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마련하는 데 그쳤다. 수사팀 설치 시점도 지난 8월부터 의혹보도가 이어져 온 점을 고려하면 늦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총장은 또 검사윤리강령 위반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법무부 차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12월 1일부터 총장 취임 직전인 올해 5월 7일까지 성남시의 고문 변호사로 일했다. 지난해 12월 24일에는 김 총장이 소속돼 있던 법무법인 화현이 성남시 공사대금 소송을 맡아 착수금으로 1308만원을 받았고 김 총장도 관여했다. 검사윤리강령 제9조에 따르면 검사는 취급 중인 사건의 피의자, 피해자, 기타 사건 관계인과 민법상 친족 관계에 있거나 그들의 변호인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을 때 등의 경우 그 사건을 회피해야 한다. 야당에선 이를 근거로 김 총장이 수사를 지휘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15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총장은 당장 수사지휘권에서 손을 떼고 회피해야 한다”며 “김 총장이 수사 지휘에서 즉각 배제되도록 지시해 주길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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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

김오수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수사팀은 “화천대유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엉성하게 청구해 법원의 기각을 자초했다”라는 비난을 들었다. 검찰이 자금 추적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내부 고발자인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자)의 녹취 파일과 자수서 등에 주로 의존해 영장을 청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씨의 한 변호인이 “검찰이 특별수사의 가장 기초적인 자금 추적도 하지 않고 영장을 청구했는데 내가 근무했을 당시 특수부에선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특히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액수인 5억원의 경우 앞서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할 때는 ‘수표 4억원+현금 1억원’으로 적시했다가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때는 갑자기 ‘현금 5억원’으로 바꿔 “사실상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인정한 셈이 됐다. 뇌물수수 혐의자인 유 전 본부장을 먼저 조사해 구속하고 뇌물공여 혐의자인 김씨를 나중에 조사한 것은 ‘거꾸로 수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복수의 판사들은 영장 기각 사유에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움”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점을 들어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를 판단하기 전에 혐의 소명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지난 3일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은 공사의 재산을 관리하는 ‘내부자’로 배임죄의 신분 요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대장동 개발에서 ‘외부자’인 김만배씨의 경우 유씨의 배임 행위에 따라 이익을 얻은 이해당사자여서 원칙적으론 배임죄의 공범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법원에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163억원 플러스알파(+α)’의 손해를 입혔다는 내용의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김씨가 유 전 본부장 등 공사 측의 사업 설계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 배임 행위를 교사해 공사에 손해를 입히도록 하고, 이후에 발생한 수익의 분담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대장동 사업 설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것이 검찰 측 논리다.

문제는 검찰이 녹취록과 소환 수사만을 통해 ‘외부자’ 김씨의 배임 혐의를 얼마나 치밀하게 입증했느냐가 관건이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내부자(성남시청·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등)에 대한 충분한 수사를 하지 않고, 외부자(김만배) 신병 처리부터 시도하는 무리수를 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도 수사착수 보름이 지나서야 뒤늦게 이뤄졌다. 전체적인 수사의 틀이 부실하게 짜여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김씨의 구속영장 기각을 놓고 “창피하다”란 말까지 나왔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 수사가 자칫 사건 관련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식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다음 주 중 귀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검찰의 요청을 받은 외교부는 남 변호사에게 여권을 반납하라고 통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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