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완료 85% 땐 노마스크? “시기상조”vs“벗고 싶어”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16 00:26

업데이트 2021.10.1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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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호 06면

위드 코로나 앞두고 마스크 논란 

2920시간. 다음 달 13일이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 1년. 직장인의 하루 평균 마스크 착용 시간 8시간에 365일을 곱했을 때 나온 수치다. 피로감도 있지만, 불안감도 크기에 3000시간 가까이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써왔다.

마스크 의무화 1년을 채울 즈음에는 단계적 일상 전환(위드 코로나)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방역 당국이 느닷없이 ‘노 마스크’를 언급해 논란을 불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전체 인구의 85%까지 올라가면 이론적으로 마스크 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당장 시민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는 회사원 임모(51·서울 마포)씨는 “코로나19를 앓은 뒤 항체가 생기고 접종도 완료했지만, 불안해서 마스크를 벗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김수림(23·경기도 고양)씨는 “마스크가 익숙해졌는데, 접종률이 85%가 아니라 95%로 높아져도 코로나19 종식 때까지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노 마스크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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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반면 장기간 마스크를 쓴 피로감 때문에 제한적으로 착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시청 근처에서 근무하는 김동준(50)씨는 “접종 완료율 85%면 실내에서는 착용하더라도 밖에서는 벗을 수 있게 해 시원한 공기를 들이쉬고 싶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황모(24)씨는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 실외에서만 마스크 미착용을 허용하는 등 유연한 대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 마스크’ 찬반 논란이 불붙자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방대본의 ‘85%’ 설명 다음 날인 15일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예방접종률이 85%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기는 어렵다”며 “전날 방대본의 설명은 이론적인 모형에서 그렇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수본은 또 “실내 마스크 착용은 가장 최후까지 유지해야 할 기본적인 방역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방대본이 제시한 접종 완료율 85%는 쉽게 다다를 수 있는 수치일까. 15일 0시 현재 전 국민 접종 완료율은 62.5%(18세 이상 72.7%). 85%와 22.5%포인트 차이다. 문제는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아·청소년과 젊은 층이다.

18세 이하 인구 비율은 17.2%다. 이들 연령대의 부모들은 자식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히는데 긍정적이지 않다. 한국리서치가 13일 발표한 ‘자녀에 대한 백신 접종 의향’에서 찬성한 12~17세 부모는 51%에 그쳤다. 영·유아 부모들의 찬성은 28%다. 실제 12~17세 접종 완료율은 15일 0시 현재 0.6%에 그친다. 한국리서치 관계자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지 못한 부모들의 부담감이 확인된 결과”라고 밝혔다. 18세~29세의 55%, 30대의 54%가 ‘백신 접종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는 반응을 보이는데, 이 수치는 4개월 전보다 늘었다(한국리서치). 이 연령대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각각 55%, 54%다.

일정 수준의 접종 완료율을 보이더라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15일 현재 접종 완료율 68%인 영국은 지난 7월 19일 거리두기 관련 규제를 전면 해제했다. 접종을 완료했다면 학교, 공연장, 야외 경기장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노마스크로 출입할 수 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역시 권고 수준이다. 이후 하루 4만 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중증환자 수와 사망률은 줄어들고 있어 별다른 방역 강화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영국보다 접종 완료율이 높은 싱가포르(82%)는 방역을 다시 조였다. 지난 8월 ‘뉴노멀 4단계 로드맵’을 발표하며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자 재택근무 의무화와 사적모임 제한 조치를 하고 실외 운동이나 식사 중일 때를 빼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우리 국민은 언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볼까.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내년”이 44%로 가장 많았다. “앞으로 계속 쓸 것”이 27%로 뒤를 이었고 “올해 안” 11%, "2023년 이후” 10%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11월부터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더라도 실내에서는 계속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홍역처럼 영구 면역이 안 되기 때문에 접종률 85%를 달성해도 마스크는 계속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외선에 의해 바이러스가 거의 사멸되기 때문에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은 먼저 시행할 수 있겠지만,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건 내년으로 넘어가야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환자 1명이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의 수를 뜻하는 감염재생산지수를 1 이하로 낮추는 게 중요하다”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현재 6 정도인 델타 변이의 감염재생산지수를 1 이하로 낮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만 야외에서는 감염 위험이 실내보다 17배 낮아져 마스크를 벗어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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