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오수 총장, ‘대장동’ 수사 지휘 부적절하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1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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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호 30면

 김오수 검찰총장이 총장 임명 전까지 5개월여 성남시 고문변호사로 일했다는 사실이 15일 드러났다. 사진은 김 총장이 지난달 29일 지방검찰청 순회 차원에서에서 광주고등·지방검찰청사에 들어서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이 총장 임명 전까지 5개월여 성남시 고문변호사로 일했다는 사실이 15일 드러났다. 사진은 김 총장이 지난달 29일 지방검찰청 순회 차원에서에서 광주고등·지방검찰청사에 들어서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총장, 성남시 고문변호사 이력 드러나    

성남시청 압수수색 고의 지연 아닌가 의심    

수사 공정성 위해선 스스로 회피해야

김오수 검찰총장이 법무 차관에서 퇴임한 지난해 12월부터 검찰총장 임명 직전인 올해 6월까지 성남시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에 착수한 지 20일이 넘도록 개발 주체인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지 않는 등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것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어제 “지역봉사 차원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던 성남시의 고문 변호사로 위촉된 사실이 있으나 대장동 사건과는 일절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검찰 수사는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배임 혐의를 조준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5년 ‘민간업체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초안에 넣었다가 7시간 만에 뺀 경위와 이 지사 보고 및 결재 여부 규명이 핵심이다. 신속한 압수수색이 수사 성패를 가른다는 것은 상식이다. 성남시청에 남아 있는 대장동 관련 보고·지시·결재 서류와 회의록부터 먼저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그러나 너무 미적거렸다. 검찰이 15일 뒤늦게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날, 압수수색을 나간 것은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과 비난을 피해보려는 꼼수 아니냐는 것이다.

전담 수사팀이 친정부 성향 검찰로 구성돼 이 지사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김 총장의 고문 변호사 이력까지 드러남에 따라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은 크게 훼손됐다. 김 총장 스스로 수사 지휘를 회피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안 할 경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김 총장을 대장동 사건 수사 지휘라인에서 배제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차제에 김 총장이 수사자료 유출, 인사 청탁, 뇌물수수 혐의로 줄줄이 재판을 받고 있는 은수미 성남시장의 측근 정책보좌관 등 8명(구속 6명) 사건에 관여했는지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국회 법사위 답변도 이 지사 봐주기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웠다. 그는 이 지사 관련 질문을 받고 “(배임 혐의의) 수사 범주에 들어가 있다”고 답했다. 화천대유 이득금과는 선을 그어준 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김만배씨 발언과 관련해 이 지검장은 “‘그분’이라는 표현이 한 군데 있다. 그런데 정치인 ‘그분’을 얘기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답했다가 7시간 뒤 “단언하느냐”란 질문엔 "수사 결과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단언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의 수사 행태도 이상한 게 많다.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졸속, 수사는 부실투성이다.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공개 지시한 지 3시간 만에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구속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기각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한마디하자 ‘철저’는 빼고 ‘신속’만 따르다 사고가 난 셈이다. 김씨에게 1100억원 배임, 750억원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영학 녹취록에만 의존했다. 원래 유동규씨에게 건넨 5억원 뇌물도 수표 4억원, 현금 1억원으로 전달됐다고 했다가 현금 5억원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부터 "26년 검사 생활에 이런 수사 방식은 처음 본다”는 조롱까지 당했다.

그간의 검찰 수사 행태를 보면 여권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 지사 봐주기 아니냐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수사 실력도, 의지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니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야당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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