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전자’ 회복했지만, D램 하락·긴축 탓 반등 쉽지 않을 듯

중앙선데이

입력 2021.10.16 00:02

업데이트 2021.10.1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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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호 02면

증시 요동, 개인 투자자의 궁금증 5가지 

이달 들어 급락하던 코스피가 15일 소폭 상승해 3015.06을 기록했다. [뉴시스]

이달 들어 급락하던 코스피가 15일 소폭 상승해 3015.06을 기록했다. [뉴시스]

증시가 요동치면서 1000만 명이 넘는 개인 투자자(개미)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특히 개인은 삼성전자에만 34조원을 몰빵했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주 7만원 아래로 주저앉기도 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개인이 많이 산 카카오·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 주가는 한 달여 만에 상반기 고점 대비 30%가량 빠졌다. 13~15일 3거래일간 기관 투자자가 매수에 나서면서 증시 하락세가 멈추긴 했지만 반등으로 보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대외 악재가 여전한 데다 개인 투자자의 ‘전투력’도 예전 같지 않아 시장에선 ‘일시 멈춤’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카카오 등 개인이 집중 매수한 종목의 낙폭이 커 개인 투자자가 입은 내상(內傷)이 아물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는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까. 개인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5가지를 살펴봤다.

① 삼성전자는 ‘7만전자’에 머물 것인가

코피스 변동추이

코피스 변동추이

15일 가까스로 7만원대(7만100원)를 회복했지만, 중단기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의 주가 하락은 실적 등 펀더멘털(실적 등 기초여건)보다는 대외 변수 때문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과 중국발 악재 여파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려면 외국인이 돌아와야 하는데, 대외 악재가 여전해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 가격 하락마저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D램 가격은 올해보다 15~20%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CLSA 등 글로벌 투자은행도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본다. 전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가 43.6%, SK하이닉스가 27.9%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4분기부터는 삼성전자의 실적도 줄어들 것으로 증권가에선 내다본다.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집계한 2022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59조2440억원으로 8월 예상치보다 5.2% 떨어졌다. 대외 변수가 갈수록 삼성전자에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얘기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D램 판매 성장률마저 줄어들고 있어 중단기적으론 조정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역대 최고치였지만, 주가는 당분간 실적과는 관계없이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② 플랫폼 기업 ‘규제 리스크’ 언제까지?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은 매력적이지만 규제 논의가 계속된다면 투자 심리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최근 한 증권사가 카카오 주가 전망 보고서에서 쓴 내용이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방향과 수위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카카오에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네이버 등 크고 작은 플랫폼 기업이 처한 상황이 다 똑같다. 이들 기업은 9월 초 정부와 정치권이 빅테크 기업을 규제하겠다고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정부 규제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어디를 어떻게 규제할지 이제야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재계 저승사자’ 공정거래위원회의 성욱 위원장은 14일에도 “시장 지배적 지위에 이르지 않은 플랫폼도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시장에 부정적 효과를 일으키면 이를 규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골목상권 침해 영향이 예상되는 기업의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이런 리스크가 해소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부 규제가 명확해지면 약세장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규제 방향·범위에 따라서는 일부 수익 사업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이들 사업이 플랫폼 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규제가 명확해지면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돼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③ 공매도 전면 재개할까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코스피·코스닥이 내리면 상승하는 게 있다. 바로 공매도다.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한 5일, 공매도 잔고는 연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공매도 잔고는 9조원대로 공매도가 부분 재개된 5월 4조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와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사서 빌린 주식으로 갚는 투자 방식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전면 금지되었다가 5월 3일 350개 종목에 대해서만 부분 재개됐다.

해운업 호황에 힘입어 5만1100원까지 올랐던 HMM 주가는 최근 공매도 직격탄을 맞고 고점 대비 40% 이상 빠진 2만9300원대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공매도 잔고 상위 10개 종목 중 8개의 주가가 하락했다. 삼성전자도 이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또 다시 공매도 폐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공매도가 주가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3일 “공매도 재개 후 97영업일이 지난 결과 공매도 비율과 주가 등락률간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전면 재개는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위는 전면 재개 시점에 대해선 아직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개인 투자자의 바람대로 공매도 완전 폐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④ ‘빚투’ 차단에 실탄 마련은 어떻게

최근의 코스피, 코스닥 지수 하락에는 예전 같지 않은 개인 투자자의 전투력이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은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외국인·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 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 덕에 개인 투자자를 동학운동에 빗댄 ‘동학개미’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졌는데, 최근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코스피·코스닥 개인 투자자의 일평균 거래대금(매수금과 매도금 평균)은 19조3000억원에 그쳤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2분기(16조8000억원) 이후 최소 규모다. 월별로는 지난달 거래대금이 1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0월(16조1000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그러나 언제든 증시로 흘러들 수 있는 투자자예탁금은 68조원대로 연초와 큰 차이가 없다. ‘실탄’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얘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돈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들어 투자자예탁금은 큰 변동이 없는데 급격히 증가하던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라며 “공격적이던 예탁금의 성격이 수동적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정부의 ‘빚투’ 규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방위 대출 규제로 개인 투자자의 투자 심리 위축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지난달 13일 25조654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던 신용융자 잔액은 12일까지 17거래일 연속 감소해 올 5월 수준인 22조원대로 돌아갔다. 빚투에 대한 정부 규제가 세지면 개인의 투자 심리 역시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⑤ 대주주 양도세 회피, 연말 투매 규모는

연말이 되면 한국 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한 개인 투자자의 투매 현상 때문이다. 정부는 12월 말 종목당 평가액이 10억원이 넘으면 대주주로 보고 이듬해 매매 차익에 대해 20%가량의 세금을 부과한다. 이 때문에 매년 12월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2조9400억원(2015~2019년 5년 평균)을 순매도했다.

그런데, 올해는 이 시점이 11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인 투자자가 대거 증시에 입성한 지난해에도 11월부터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건이 쏟아졌다. 개인은 지난해 11월에만 2조153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올해 들어 8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85조58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수 규모(63조8080억원)보다 35%가량 많다. 개인의 적극적인 매수로 주가가 뛴 종목은 연말 일시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연말까지는 부침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헝다 사태로 인한 크레딧(신용) 리스크, 미국 긴축 등 대외 불확실성이 있는 데다 실적 불확실성이 부각돼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로서는 코스피 바닥에 대한 판단이 중요한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평균과 버핏지수 등을 토대로 고려한 바닥은 2800선 초반”이라며 “한국은 중국경제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나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국내 증시 역시 등락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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