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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짐" 野 치떨게한 이재명, 국감 앞두고 "국민의힘이 도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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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다음주 예정된 경기도 국정감사에 대해 “국민의힘이 얼마나 나라를 망쳐왔는지, 얼마나 국민을 속이는 기만정치를 해왔는지 보여드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개발사업은 국민의힘이 민간사업자에게 토지 투기의 길을 열어준 속에서 그나마 성남시장이 공공개발로 해보겠다 했던 것이다. 들키니까 이게 마치 이재명 때문이라고 정치공세 하고 있는 걸 자세히 설명드리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대장동 공세에 대해선 “패륜적, 윤리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민간개발을 불가피하게 해놓고 부당이득 취한 게 다 국민의힘 사람들 아니냐. 세상 누가 이 얘기를 비난한다 할지라도 국민의힘이 이런 공격을 할 순 없다”는 주장이다. 이어 “동네 주민들 물건 훔쳐간 산적들한테 70% 도로 찾아왔더니, ‘왜 70% 밖에 못찾아왔냐’고 마을에서 텐트치고 국민 선동하고 그러면 되겠냐. 동네사람이 저를 비난할 수 있지만 도둑이 그런 비난을 할 순 없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도둑에 비유하기도 했다.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대해선 “당연히 압수수색해야겠지요”라고 이 후보는 답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서는 “법원과 검찰이 적절하게 판단을 했을 거다. 저는 그 내용을 잘 모른다”고 했다.

이 후보의 이날 발언은 18일(행안위)·20일(국토위) 예정된 경기도 국감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분위기 반전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당초 이재명 캠프에서는 이 후보의 국감 출석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다수파였지만,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한 건 이 후보 본인이었다고 한다. “정면돌파가 이재명의 특기”(정성호 민주당 의원)라는 측근들의 설명처럼 국감장에서 기싸움에 밀리지 않을 거란 자신감이 묻어난 행보다.

지난해엔 “국민의짐” 표현에 국감장 발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그동안 이 후보는 경기지사 취임 후 열린 3차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과 거칠게 맞붙었다.

특히 지난해 국토위 국정감사에선 야당을 ‘국민의짐’이라 표현해 설전이 벌어졌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지사 임기 동안 경기도 홍보예산이 남경필 전 지사 당시보다 2배가량 늘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 후보가 SNS를 통해 “음해·선동에 몰두하니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 짐으로 조롱받는 것”이라 대응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국감장에서 박 의원이 “제1 야당 당명에 국민의짐이 뭐냐”고 따졌다. 이 후보가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하시면 안 된다. 이런 충고를 드린 거다(…) 국민의 짐, 진짜 안 되길 바란다”고 대응하자, 박 의원은 “지사님 대단하시네”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제 이야기는 선의에서 한 것이다.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에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행안위 국감을 앞두고는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자료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국감장에서는 논란 거리가 됐지만, “공무원들이 순직할 만큼 고생한다”는 이유를 댄 만큼 공무원들 사이에선 인기몰이를 하며 지사로서의 입지를 다졌단 평가를 받았다.

이번 국감에서도 정면대응을 통해 대장동 의혹을 해소하고 지지율을 올리겠다는 게 이 후보 측 계산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이 후보가 이미 확정된 대선 후보인 만큼 한 마디 실언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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