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호텔 몰래카메라로 또 떠들썩하다. 여성 투숙객이 침대로 향해 있는 몰카를 발견해 호텔에 항의하고 방을 옮겼는데 그곳에서도 몰카가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이 해당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자 조회 수 4억 회를 넘어서며 중국인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직장 여성 탕천(唐晨)은 지난 7일 후난(湖南)성 천저우(郴州)시를 출장 차 방문했다. 그녀가 예약한 곳은 린우(臨武)인터내셔널호텔로, 트립닷컴에 따르면 2019년에 준공된 27층 규모의 4성급 호텔이었다.
이날 오후 10시경 탕씨는 17층 자신의 객실에서 더우인(중국식 틱톡)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호텔 몰카에 주의하라는 영상을 보게 됐고 혹시 하는 마음에 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침대 맞은편 TV 아래에 있는 콘센트에서 수상한 물체가 눈에 띄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콘센트 모양이 Y자형으로 돼 있다. 이중 가운데 ‘I’자 모양 가운데 작은 렌즈가 발견된 것이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쑤시개로 눌러보니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곧바로 호텔 직원을 불러 뜯어내 확인했다”며 “제거하고 보니 비누만 한 크기의 카메라가 뒤에 달려 있었다”고 말했다. 몰래카메라는 침대를 향하고 있었고 작동 중인 상태였다.
호텔 측은 탕씨에 사과하고 13층으로 객실을 변경해줬다. 하지만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방을 옮기고도 여전히 불안했던 탕씨는 다시 방을 확인하기 시작했고, 똑같은 위치에 몰카가 또 설치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격분한 탕씨는 곧바로 공안에 신고했다.
13일 지무(極目)뉴스에 따르면 탕씨는 호텔 측으로부터 사과도 환불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탕씨는 호텔 영상을 웨이보(중국식 트위터)에 공개했고 중국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기사 및 영상 게재 18시간 만에 웨이보 조회 수는 4억 8천만 회를 기록 중이다.
이들은 “정말 수치스럽다. 이런 호텔에 대해선 어떤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된다”, “많은 호텔에 몰카가 설치돼 있다. 인터넷에 영상이 올라온 데가 한두군 데가 아니다”, “호텔만 그런 게 아니라 임대한 집들도 그러니 조심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호텔 관계자는 “다른 모든 객실을 확인했지만 다른 몰카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공안과 협조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관심이 집중되자 관영 CCTV도 사건 관련 2개의 리포트를 잇따라 보도했다. 사건 보도 뿐 아니라 ‘몰카 조심’이란 제목으로 시민들이 호텔 몰카에 대비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CCTV는 객실에 들어간 뒤 불을 끄고 휴대폰 플래시를 이용해 호텔 방 곳곳을 비춰보는 방법을 추천했다. 휴대폰에서 밝은 빛이 반사되면 몰카 렌즈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1년, 중국의 부끄러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