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도 백화점도 이들이 다 바꾼다…유통업계 'MZ 특공대'

중앙일보

입력 2021.10.15 06:00

업데이트 2021.10.15 08:54

롯데백화점의 MZ세대팀은 '다그디그 액티비티' 플랫폼을 통해 야외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의 MZ세대팀은 '다그디그 액티비티' 플랫폼을 통해 야외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지난달 서울 중곡동의 한 카페에서 ‘디그디그 액티비티’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등산·라이딩·캠핑 등 야외 활동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출시 9개월 만에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만명으로 늘었다. 언뜻 스타트업 같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구성된 롯데백화점 직원들이 만들었다.

사원·대리·과장급 직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유통 기업이 늘고 있다.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놓는 수준을 넘어 MZ세대로만 구성된 팀을 꾸려 직접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기획 상품을 내놓는 식이다. MZ세대가 유통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르자 그들의 취향을 파악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8년 뒤 MZ세대는 생산연령의 60%로, 부와 소비의 중심이 완전히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Z팀, 백화점 1층 명품관 공식깨다  

현대백화점은 MZ세대팀의 주도로 나이스웨더에 첫 스타트업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MZ세대팀의 주도로 나이스웨더에 첫 스타트업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 현대백화점

1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만 24~39세 연구원으로 선발된 ‘밀레니얼 트렌드 테이블(MTT)’팀은 임원들에게 실무에 적용할만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통과될 경우 자유롭게 활동에 나선다. 디그디그 액티비티뿐 아니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의 ‘힙(Hip)화점’이 MTT팀에서 시작됐다. 힙화점은 백화점 1층은 명품 잡화를 취급한다는 공식을 깨고, 식당·카페·편집숍 등을 모아 사진 찍고 놀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요즘 시대의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주역은 대부분 MZ세대인 만큼 이러한 조직의 변화는 당연하다”며 “이들의 단기적 성과를 판단하기보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첫 스타트업 투자를 주도한 것도 평균 나이 29.8세로 구성된 MZ세대팀이다. 현대백화점의 미래사업팀은 최근 편의점 콘셉트의 상점 나이스웨더에 3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앞으로 럭셔리·리빙·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브랜드의 국내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31살 팀장이 기획한 편의점 신상품

GS25는 지난 달 MZ세대로 구성된 '갓생 기획'이라는 팀을 꾸렸다. 사진 GS리테일

GS25는 지난 달 MZ세대로 구성된 '갓생 기획'이라는 팀을 꾸렸다. 사진 GS리테일

먹거리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에서 MZ팀은 신상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CU는 지난달 푸드컬처랩 브랜드 서울시스터즈와 손잡고 김치맛 아몬드·김·큐브닭을 선보였다. 프로젝트의 팀장을 맡은 박현승(31) MD는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 덕분에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낸 아이디어를 상품 기획으로 발전시켜 디자인, 마케팅까지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GS25는 지난달부터 2030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갓생 기획’이라는 팀을 운영 중이다. 젤리·우유 등 ‘갓생 기획’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200만개 넘게 팔렸다. 이마트24도 같은 달 ‘딜리셔스 비밀탐험대(딜탐)’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 다양한 지역의 맛과 문화를 경험하고, 상품을 출시하는 역할이다.

e커머스 업체 중에서 티몬은 지난 7월 장윤석 대표 직속의 ‘이삼(이커머스 3.0)팀’을 발족했다. 장 대표가 일대일 면담으로 선발했으며 평균 나이는 29세다.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의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MZ세대 면접관부터 대표이사까지 

MZ세대 직원은 상품 개발과 마케팅 외에 채용 과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지난달 진행한 신입사원 및 채용 연계형 인턴 모집에서 MZ세대 실무진을 면접 과정에 참여시켰다. 기존에는 팀장급만으로 면접관을 구성했다면 이번 채용에는 2030세대 실무진들이 참석해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선발하는 데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했다.

MZ세대 경영진도 등장했다. 트렌드 대응과 신사업을 위해 경영진이 갈수록 젊어지고는 있지만, 최근에는 30대 대표이사도 등장할 정도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7월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이츠의 신규 대표에 각각 안영훈(40) 대표이사와  황성윤(39)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지난 4월 스페인 의류 브랜드 자라의 인디텍스코리아 송재용(38) 신임 대표도 젊은 나이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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