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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올해 물가상승률 2%나 조금 웃도는 수준 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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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2%를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홍 부총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글로벌 물가상승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이지는 않을 것이란 게 (G20 재무장관 회의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물가상승의) 장기화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는 글로벌 수요 부진이 G20 재무장관들의 주요 관심사였지만 최근에는 물가상승이라고 홍 부총리는 전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된 게 물가상승 압력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올해 물가상승률과 관련해 홍 부총리는 “전체적으로 2%나 2%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2.1%)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동안 정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1.8%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상승했다.

최근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의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달러당 1186.8원에 마감했다. 다만 지난 12일(달러당 1198.8원)과 비교하면 이틀 만에 달러당 12원 상승(환율은 하락)했다.

홍 부총리는 “대내외 요인 때문에 환율이 약간 빠른 속도로 상승한 감이 없지 않다”며 “투기적 요인에 의해 환율이 급등락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면밀하게 환율 동향을 관찰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언제든지 준비하고 필요하다면 실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민관 합동으로 구성한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었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겨울철 난방 연료로 많이 쓰는 액화천연가스(LNG)의 동북아시아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100만Btu당 56.3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가격이었다. 1년 전(100만Btu당 5.2달러)과 비교하면 982% 급등했다. 호주산 석탄의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t당 247달러였다. 최근 5년 만에 가장 비싼 가격이다. 1년 전(t당 58달러)과 비교하면 325% 올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83.18달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0.44달러를 기록했다.

북반구가 본격적으로 겨울철에 접어들면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부는 글로벌 에너지 전문기관을 인용해 “전력·난방 등 에너지 수요가 많은 내년 2월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LNG·석탄 등은 장기 고정 계약으로 국내로 들여오기 때문에 단기적인 국제 가격 상승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산업부는 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산업부 관계자는 “겨울이 지나면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다소 꺾일 것”이라며 “겨울 이후에도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긴장감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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