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인격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 유린…잔인한 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15 00:02

업데이트 2021.10.1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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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4일 열린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4일 열린 해단식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패한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승복’ 선언 하루 만인 14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원팀’을 묻는 말엔 입을 다물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실업자 신세가 됐다”며 “저에게 펼쳐질 불확실한 길, 목적지도 가는 길도 정해지지 않은 이 새로운 항해에 기꺼이 나서겠다”고 했다. 당내에선 “한동안 직책 없이 향후 행보를 고민하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14분가량의 인사말에서 7분간 자신을 도운 의원단과 지지자를 일일이 거명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나머지 발언엔 날이 서 있었고, 그중엔 이재명 후보를 겨냥하는 듯한 뉘앙스의 말도 포함됐다. “겸손해야 한다” “국민과 당원 앞에서 오만하면 안 된다. 하물며 지지해 주신 국민을 폄하하면 절대로 안 된다” 등의 발언이었다. 이 전 대표가 완승한 3차 국민선거인단 선거 결과에 대해 “사소한 차이” “도깨비 장난” 등으로 표현한 이 후보 측을 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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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전 대표는 “요즘 ‘저건 아닌데’ 싶은 일들이 벌어져 제 마음에 좀 맺힌 게 있었다. 다시 안 볼 사람들처럼 (상황을) 모면하고,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 유린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잔인한 일일 뿐만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짓이다”는 말도 했다. 지지자 50여 명은 캠프 주변에서 “지켜줄게 이낙연” “대통령 이낙연” 등을 연호했다.

해단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오늘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하곤 곧장 자리를 떴다. “‘원팀’은 어떻게 할 건가”라는 질문에도 침묵했다. 이 전 대표를 돕는 한 초선 의원은 “선대위원장 제의가 오더라도 곧장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여전히 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이재명 후보 확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경선 중도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표를 무효표 처리해 이 후보가 50.29%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다. 그러나 민주당 당무위가 지난 13일 관련 이의제기를 최종 기각한 터라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많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집단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제안 하나 하겠다. 자신이 반대했던 후보에 대한 조롱, 욕설, 비방의 글을 내리자”고 썼다가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조 전 장관이 쓴 책 『조국의 시간』을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불을 켠 사진을 공유하며 “안녕히 가세요”라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조 전 장관의 글을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이라고 규정하며 “실망했다”고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무효표 논란과 관련해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자신을 공격하자 전날 “이런 행태는 일베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던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향해 “사퇴하라”는 등 성토 글도 잇따랐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사퇴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이번 대선 경선에서 극렬 문빠가 이낙연에게 붙었다”면서 “극렬 문빠가 포함된 원팀이면 민주당의 재집권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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