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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위드 코로나…'제로 코로나' 포기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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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김부겸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최재천(이화여대 석좌교수) 공동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2021.10.13/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최재천(이화여대 석좌교수) 공동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2021.10.13/뉴스1

변이 때문에 ‘제로 코로나’ 불가능

코로나 재확산, 독감 동시유행 우려

1. 다음달부터 ‘위드 코로나(With Corona)’가 시작됩니다. 정부가 13일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영어로‘With Corona’..그러니까 ‘코로나와 함께’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정하고..지금까지 봉쇄ㆍ금지ㆍ제한했던 각종 방역규제를 조금씩 풀어나가는‘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2. With Corona의 반대말은 Without Corona입니다. 코로나가 없는 세상, 흔히 ‘Zero Corona’가 지금까지 봉쇄전략의 목표였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싱가폴 등은 봉쇄전략의 성공사례입니다. ‘제로 코로나’가 가능할듯 했으나..코로나의 변이가 상상이상이었습니다. 결국 ‘제로 코로나’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3. 위드 코로나 전략은 전세계적인 추세입니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은 백신접종한 외국인들에게 국경을 열기로 했습니다. 봉쇄에 가장 성공적이었던 싱가폴은 이미 6월에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고,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등도 봉쇄정책을 포기했습니다.

4. 걱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방역규제 완화가 코로나 재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싱가폴이 대표적입니다. 80% 접종완료 상황에서 규제완화를 했는데..환자가 급증했습니다. 등교수업금지 등 통제를 다시 강화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계에서도 ‘서두르다 재확산될 경우 대응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5. 둘째 우려는..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 보도한 ‘트윈데믹(Twindemic. 쌍둥이 유행병)’가능성입니다.
쌍둥이처럼 증상이 비슷한 두가지 유행병, 즉 코로나와 독감이 올 겨울 동시에 극성을 부릴 수 있다는..미국 의학계의 우려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독감까지 예방효과를 봤습니다. 그래서 올해 규제가 완화되면 독감이 예년보다 강하게 유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시유행할 경우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습니다.

6. 우리 정부 ‘일상회복위원회’는..당연히 이런 우려를 알기에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대응한다고 합니다.

일단 접종완료 70%가 출발점입니다. 25일쯤 달성됩니다. 보름 지나 항체가 형성되는 11월9일쯤 첫번째 완화 조치가 나올 겁니다. 접종완료한 사람이 백신패스를 이용해, 각종 시설이용이나 모임 등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겁니다. 11월말쯤 80% 접종완료되면 다시 2단계 완화하고..연말까지 85% 접종완료에 3단계 완화..내년 봄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이 목표입니다.

7.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접종완료가 늘어나면서..사실 방역규제는 슬금슬금 허물어져왔습니다.
접종을 마친 사람들은 슬그머니 몰려다니고..야외에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왔습니다. 지난주 휴대폰 이동량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0월 대비 93.8%까지 돌아왔습니다.

8. 아직 확진자가 4자리 숫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이미 ‘위드 코로나’를 앞서 실천해온 셈입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첫째, 재확산 사태가 터지지 않도록..회복위원회가 신중히 대처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둘째, 트윈데믹에 당하지 않기위해 독감 예방주사까지 맞아야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