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상승률 13년래 최고…다급한 Fed, 내년 7월 금리 인상?

중앙일보

입력 2021.10.14 17:19

업데이트 2021.10.14 17:29

지난 13일 미국 뉴욕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13일 미국 뉴욕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신화=연합뉴스]

사라졌다던 인플레이션이 돌아온 것도 모자라 이젠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 물가 증가율은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력과 원자재난을 겪는 중국의 생산자 물가도 2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던 미 연방준비제도(Fed) 마음도 급해졌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할 태세다. 시장에선 내년 7월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미국 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미 노동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 보다 5.4% 올랐다. 8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으며, 6·7월에 나왔던 2008년 7월 이후 최대 월별 상승률을 다시 기록했다. 5개월 연속 5%대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 Fed가 경기 회복의 조건으로 내세운 목표치(2%)를 훨씬 웃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시장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존 월드런 대표는 이날 국제금융협회(IIF) 연례총회에서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이 완화하려면 1년 혹은 2년, 어쩌면 그 이상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려의 근거는 고(高)물가의 체질 변화다. 상반기 미국의 물가상승을 주도한 건 중고차 가격이다. 지난달에도 중고차·트럭 가격 상승률은 24.4%로 높았지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브룩의 한 주택가 앞에 주택 매물 광고가 세워져 있다.[AP=연합뉴스]

지난 3월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브룩의 한 주택가 앞에 주택 매물 광고가 세워져 있다.[AP=연합뉴스]

중고차 가격 대신 물가를 끌어올리는 건 주택 비용과 에너지 가격이다. 9월 임대료를 비롯한 주거비용은 전달보다 약 0.4%, 1년 전보다 3.2%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대료는 CPI 지수의 3분의 1을 구성하는 데다 미래 물가에 영향을 주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로저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임대료는 주기적이고 지속적”이라며 “중고차 가격이 하락해도 앞으로 적어도 몇 달 동안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도 인플레 유발 요인으로 떠올랐다. 전달보다 1.3%, 1년 전보다 24.8%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42.1%나 급등했다. 북반구에 겨울이 다가오면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예고돼 있다.

스티븐 넬리 미국 에너지정보국(EIA) 국장 대행은 “이번 겨울에 미국 가계가 난방유(43%), 천연가스(30%) 등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비용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미 CPI는 2022년 1분기까지 5%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원자재 대란은 '중국발 인플레' 우려도 키우는 중이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10.7%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6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다. 둥리쥐안(董莉娟)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석탄과 에너지 대량 소비 산업의 제품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력난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당국이 최근 전력대란 해소를 위해 요금 인상을 허용했다”며 “전기 요금 인상 자체만으로도 2022년 3분기까지 소비자물가를 0.4%포인트가량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급해진 건 Fed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던 입장을 바꿔 물가 잡기에 나설 태세다. 지난 13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FOMC 위원들은 “테이퍼링은 11월 중순이나 12월 중순에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월 1200억 달러의 자산매입 규모를 매달 150억 달러씩 8개월 내로 끝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인상 확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인상 확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시장의 관심은 예상됐던 테이퍼링보다 기준금리 인상에 쏠려있다. Fed는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시장은 금리 인상 시점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카터 핸더슨 포트피트 캐피털 그룹 매니저는 “Fed가 (인플레이션 때문에) 원하는 것보다 빨리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시점은 테이퍼링이 완료된 직후인 내년 여름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Fed의 정책 변화를 예측해온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는 Fed의 내년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51%, 9월은 67%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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