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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중의원 오늘 해산....기시다, '선거의 신' 아베 뒤따를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중의원이 14일 해산했다. 해산에 따른 총선거는 오는 31일 열린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중의원 해산을 의결했다. 이어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중의원 의장이 오후 1시 국회에서 조서를 읽는 것으로 해산이 선포됐다. 일본 중의원 해산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시절이던 2017년 9월 28일 이후 4년여만이다.

4일 취임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4일 취임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취임 열흘만에 해산을 선언한 기시다 총리에게 이번 선거는 향후 정치 행보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얻어 승리하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해진다. 반면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총리의 정치력에 의문이 제기되며 전임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에 이어 '단기 총리'의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자민당, '단독 과반 확보'가 기준 

일본은 중·참의원 이원제로 임기 4년인 중의원만 해산이 가능하다. 해산권을 가진 총리는 국회의원 임기와 상관없이 정치적 결단으로 해산을 선언하고 총선거를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중의원 임기 만료(10월 21일)를 앞두고 있어, 총리의 해산이 없어도 총선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일 오후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총리를 선출할 투표가 실시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4일 오후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총리를 선출할 투표가 실시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중의원 전체 의석은 지역구(289석)와 비례대표(176석)를 합쳐 총 465석이다. 자민당은 현재 지역구 210석과 비례 66석, 총 276석으로 전체 의석의 59.4%를 차지하고 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의석수는 29석(지역구 8석, 비례대표 21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이 50%를 넘고 있는 만큼, 이번 선거에서 야당으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성패의 기준은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233석)을 확보할 수 있는가다.

아베, 세 번의 중의원 선거 모두 승리

자민당은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2012년 이후 세 차례 중의원 선거에서 모두 단독 과반 의석을 얻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정치적 위기에 몰릴 때마다 '중의원 해산'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후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7년 8개월간 정권을 이어갈 수 있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앞쪽)가 자리로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4일 국회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앞쪽)가 자리로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지난 2017년 9월에는 중의원 임기가 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해산을 결정했다. 모리토모(森友)학원, 가케(加計)학원 문제 등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에서 눈을 돌리려 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는 자민당이 276석을 차지하는 압승으로 끝났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연립여당(자민당+공명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하락한 상황에서 열리는 선거인만큼, 목표치를 최대한 소극적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슈칸분슌, "자민당 과반 넘는 244석 얻을 듯"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무난히 과반을 확보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이 정치홍보시스템연구소 구보타 마사시(久保田正志) 대표와 함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은 중의원 465석 가운데 지역구 171석, 비례 73석을 합해 24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의석보다 32석 줄어든 결과다.

구보타 대표는 "스가 정권 말기에 선거를 치렀다면 자민당 의석이 최대 70석까지 줄 수도 있었지만, 그때보단 상황이 나아졌다"며 "다만 과거 세 차례 중의원 선거에서 모두 압승한 아베 총리 시절엔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의석은 현재 110석에서 115석(지역구 81석·비례대표 34석)으로, 공산당 의석은 12석에서 17석(지역구 1석·비례대표 16석)으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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