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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을 넘어선 오승환…삼성의 '돌부처' 의존도

중앙일보

입력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삼성 오승환이 9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삼성 오승환이 9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끝판 대장' 오승환(39·삼성)에 대한 삼성의 의존도가 높다.

오승환은 지난 13일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광주 KIA전에서 세이브를 추가, 2013년 손승락(당시 넥센·만 31세)이 달성했던 리그 역대 최고령 시즌 4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눈여겨볼 부분은 등판 시점이다. 오승환은 KIA전 5-3으로 앞선 8회 말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밟았다. 삼성은 8회 말 등판한 우규민이 피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위기를 자초하자 한 박자 빠르게 '오승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승환은 혼자서 아웃카운트를 다섯 개나 책임졌다. 이날 투구 수가 44개(스트라이크 28개). 오승환이 한 경기 투구 수 40개를 넘긴 건 지난해 7월 30일 대구 한화전(47구) 이후 440일 만이었다. 경기 후 그는 "44구는 정말 오랜만에 (기록한) 투구 수"라고 말했다.

오승환이 시즌 40세이브를 기록한 건 2011년 이후 정확히 10년 만이다. 나이를 잊은 활약이지만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오승환은 이미 10년 전 세부 기록에 근접했거나 넘어선 게 많다. 등판 경기만 하더라도 2011년 54경기였던 반면 올 시즌엔 벌써 58경기를 소화했다. 잔여 일정을 고려하면 2007년(60경기) 이후 14년 만에 시즌 60경기 등판이 유력하다. 상대한 타자도 228명(2011년·204타자)으로 많다. 총 투구 수(917구→911구)와 투구 이닝(57이닝→55⅔이닝)도 경신 초읽기에 들어갔다.

빨간불이 켜진 건 구속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오승환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7월 145.7㎞/h로 정점을 찍은 뒤 8월과 9월 크게 떨어졌다. 9월 말에는 월간 평균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3.5㎞/h로 측정되기도 했다. 포심 패스트볼이 주무기인 오승환으로선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속은 시즌을 치르면서 떨어질 수 있다. 어느 투수나 마찬가지인데 불혹을 앞둔 오승환은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은 필승조 운영이 꼬였다. 8회를 책임져줄 우규민의 부진이 뼈아프다. 우규민은 개막 후 5월까지 평균자책점이 제로였다. 20⅓이닝을 소화하며 비자책 1실점만 허용했다. 그러나 6월 이후 추풍낙엽처럼 흔들린다. 6월 이후 피안타율이 무려 0.390으로 4할에 육박한다. 9이닝당 피안타가 15.72개일 정도로 불안감이 극심하다. 우규민을 대체할 베테랑 장필준은 부상에 부진까지 겹쳐 전열에서 이탈했다. 심창민과 최지광의 컨디션도 널을 뛰면서 믿고 낼 수 있는 필승조가 줄었다.

오승환은 9월 21일 사직 롯데전부터 최근 등판한 8경기 중 4경기에서 아웃카운트를 4개 이상 책임졌다. 경기당 투구 수도 17.9개로 시즌 전체 기록인 15.7개보다 2개 이상 늘었다. 시즌 막판 2, 3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오승환 의존도'가 극대화됐다. 삼성이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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