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훠궈’는 알아도 '김치찌개' 못 알아들어…삼성 빅스비 왜

중앙일보

입력 2021.10.14 11:37

업데이트 2021.10.14 12:37

“빅스비에 ‘훠궈’라고 하면 스크린샷(화면 캡처)이 되는 이유가 뭔가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성전자 측에 이런 질문을 한 네티즌의 글이 화제가 됐다. 빅스비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인공지능(AI) 가상 비서다. 이 질문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현재 빅스비가 ‘훠궈’라는 어휘에 대해서 충분히 학습하지 못해 ‘화면 캡처’ 기능으로 잘못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빅스비가 ‘훠궈’라는 어휘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딥러닝 언어 이해 모델에 학습을 시키고 이후 버전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AI 가상비서 '빅스비'.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AI 가상비서 '빅스비'. [사진 삼성전자]

빅스비에 ‘훠궈’라고 말하면 캡처되는 오류 수정 

실제 기자가 지난 7일 빅스비에 ‘훠궈’라고 말하자 화면이 캡쳐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11일에는 훠궈 사진과 함께 “훠궈는 얇게 썬 고기나 해산물, 채소 등을 끊는 밑국물에 넣어 살짝 익혀 소스에 찍어 먹는 중국 요리”라며 상세한 설명을 안내했다. 이어 “마카오와 홍콩에서는 다빈로라 부르며, 서양에서는 핫 팟으로도 알려져 있다”란 설명까지 곁들였다.

하지만 기자가 ‘김치찌개’, ‘된장국’, ‘불고기’, ‘비빔밥’ 등 한식 이름을 말하자 빅스비의 답은 이랬다. “지금은 어려운 일이네요. 앞으로 도울 수 있도록 분발할게요.” 이어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확인해 보세요”라며 ‘스마트레시피’나 ‘망고플레이트’ 등 다른 애플리케이션(앱)을 안내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빅스비가 중국 음식인 ‘훠궈’는 상세히 설명하면서도 한국 음식에 대해선 전혀 설명을 못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치찌개는 모르는 단어, ‘훠궈’는 캡쳐로 들어 

14일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AI 비서인 '빅스비'에게 '훠궈'라고 말하면 음식에 대한 상세한 설명(왼쪽)이 나오는 반면, '김치찌개' '비빔밥' 등 한식 이름을 말할 경우 ″이해할 수 없다'는 메시지(오른쪽)가 안내된다. 김경진 기자.

14일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AI 비서인 '빅스비'에게 '훠궈'라고 말하면 음식에 대한 상세한 설명(왼쪽)이 나오는 반면, '김치찌개' '비빔밥' 등 한식 이름을 말할 경우 ″이해할 수 없다'는 메시지(오른쪽)가 안내된다. 김경진 기자.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김치찌개’ 등은 빅스비가 어휘 학습이 충분히 되지 않아 못 알아들은 것이라면, ‘훠궈’는 ‘캡쳐’로 잘못 알아들은 것”이라며 “빅스비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훠궈’에 대해서만 새롭게 학습을 시킨 결과”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빅스비 입장에서 김치찌개는 모르는 단어고, 훠궈는 캡쳐로 들리는 단어란 의미다.

빅스비의 이런 오작동에 대해 일각에선 ‘비밀 기능’이나 ‘이스터 에그(부활절 달걀)’가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스터 에그란 재미를 위해 부활절 달걀 속에 날달걀을 숨겨 놓는 것에서 유래한 말로, 정보기술(IT)업계에선 개발자가 프로그램을 만들 때 사용자 몰래 프로그램 안에 숨겨 놓은 재미있는 기능을 뜻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스터 에그가 아닌 학습 부족에 의한 오류였다”며 “문제를 인지한 후 곧바로 ‘훠궈’에 대한 설명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해리포터 마법 주문 외치면 작동하는 기능도   

삼성전자의 AI 비서 '빅스비' 오작동 문의에 대한 삼성전자 측의 답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삼성전자의 AI 비서 '빅스비' 오작동 문의에 대한 삼성전자 측의 답변.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이를 하나의 ‘비밀 기능’으로 인식한 소비자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훠궈’라고 말하니 캡쳐가 된다”며 “‘해리포터’ 마법 주문과 같은 비밀 기능인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판타지 소설·영화인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법 주문을 빅스비에 들려주면 빅스비가 특정 기능을 작동시키는데 이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빅스비에 해리포터의 마법 주문인 ‘루모스’를 외치면 손전등이 켜지고, ‘녹스’를 외치면 불이 꺼진다. 침묵이라는 뜻의 ‘실렌시오’를 외치면 음소거 기능이 작동된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이는 정식 출시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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