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것이 죽음일까?"
우주탐사 역사상 최고령 우주여행자가 된 90세의 노인은 검은 우주 속 푸른 지구를 바라보며 이렇게 물었다. 그는 미국 인기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을 연기한 노배우 윌리엄 섀트너다.
로이터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의 '뉴 셰퍼드' 우주선이 섀트너 등 4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텍사스주 밴혼 발사장을 이륙해 우주여행을 마친 뒤 무사 귀환했다고 전했다.
10분 17초 동안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착륙한 귀환 캡슐에서 나온 섀트너는 환영나온 베이조스에게 "당신에 내게 준 것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경험이었다"며, "방금 일어난 일들에 대한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섀트너와 탑승객들은 지구 표면에서 약 106㎞ 상공까지 올라가, 멀리 푸른 지구가 보이는 우주선에서 몇 분 동안 둥둥 떠다니는 무중력 상태 등을 경험했다.
섀트너의 우주여행에 동행한 3명의 탑승객은 전직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크리스 보슈이즌, 의료 분야 기업인 글렌 더프리스, 블루 오리진 부사장 오드리 파워스다.
AP 통신은 섀트너 우주여행을 "공상 과학과 실제 과학의 수렴"이라고 묘사했다. 로이터 통신은 스타트렉 명대사 '우주, 최후의 개척지'(Space, The Final Frontier)를 인용하면서 "섀트너는 우주여행과 동의어였다"고 보도했다.
1960년대의 고전 TV 시리즈인 스타트렉과 그 이후의 7편의 영화에서 우주 여행의 약속을 구체화한 섀트너는 무중력 상태를 경험할 준비를 했다고 말했지만, 파란 지구의 아름다움과 우주의 흑암의 극적인 대조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검은 우주 속 지구를 내려다보며 "저 아래는 파란색이고 위는 검은색이다, 이것은 삶이고 저것은 죽음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