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미대사 “기업 고도 비밀 제출 호락호락하지 않다”… 백악관 요구 관련 국감서 답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행정부가 삼성전자·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정보 제공을 요청한 것에 대해 이수혁 주미대사는 “기업이 고도의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정보를 호락호락 제출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수혁 주미대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수혁 주미대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소속 김홍걸 의원과 질의에서 “미국은 이런 요구가 자율적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미국의 자료제출 요구는 지난달 삼성전자·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화상회의에서 있었다. 45일 이내에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등 기밀 정보를 요구해 기업에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 대사는 “자율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고도의 정보를 글로벌 기업들에 요청하고 있다”며 “미국은 공급망의 순기능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기업엔 압박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 “기업이 대미 협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배터리 분야도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며 “정보 제공과 미국 내 공장 건립 요구를 안 들어주면 불이익 가능성도 있다. 윈윈이 돼야지 주는 것보다 받는 게 적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유시장경제 본산이란 미국의 기업 압박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트럼프 이후 바이든 시대엔 달라질 줄 알았는데’라는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난 7일 정부 차원의 우려를 미 측에 전달하고 향후 다른 나라 동향 등을 살피며 후속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