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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두손 든 반도체 대란, 아이폰13 생산 1000만대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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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 애플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신제품 아이폰13의 생산량 축소를 검토한다. 사진은 지난 9일 중국 상하이의 애플 스토어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애플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신제품 아이폰13의 생산량 축소를 검토한다. 사진은 지난 9일 중국 상하이의 애플 스토어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의 애플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13의 올해 생산량 목표를 많게는 1000만 대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당초 애플은 올해 말까지 아이폰13을 9000만 대가량 생산할 계획이었다.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브로드컴은 애플에 납품할 반도체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TI는 디스플레이 관련 반도체, 브로드컴은 무선통신 관련 반도체를 공급한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애플의 주가는 지난 12일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1.9% 하락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13 프로와 아이폰13 프로맥스의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선 해당 제품을 사기가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왔다. 애플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아이폰13 시리즈는 ‘구매 불가’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애플의 반도체 부족 문제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브로드컴은 자체 공장 없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 등에 제품 생산을 맡기고 있다. TI는 전체 반도체 물량의 20%를 외부에서 생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와 다른 파운드리 업체에서 반도체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리드타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반도체 리드타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중국의 전력난이 심해지는 것도 애플에는 나쁜 소식이다. 아이폰용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중국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용 터치패널을 생산하는 대만 TPK홀딩스는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 공장을 갖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주부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동부 장쑤성에 있는 허숴는 아이폰을 조립하는 업체다. 이 회사도 전력 사용량을 10% 감축했다. 대만 폭스콘의 계열사인 이성정밀과 대만 유니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지난달 말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아이폰용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선 애플이 경쟁업체보다 많은 반도체 재고를 쌓아뒀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애플도 생산 차질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정보기술(IT) 업계의 ‘제왕’이라는 애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난에서 예외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폰에 이어 애플워치 등의 생산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IT 시장을 조사하는 미국의 서스퀘나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주문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1.7주였다. 9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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