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서 구조된 신생아, 입양될 듯…후원금 1억4000만원 모여

중앙일보

입력 2021.10.13 17:21

청주시, 아기 보호시설 보내기로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쓰레기통에 버려진 뒤 사흘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신생아가 입양 절차를 밟게 됐다.

자신이 낳은 아기를 청주시 한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A씨가 영장실질 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자신이 낳은 아기를 청주시 한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A씨가 영장실질 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13일 충북 청주시 등에 따르면 50여 일간 힘겨운 병원 치료를 거쳐 건강을 되찾은 아기가 14일 퇴원한 뒤 입양 등을 진행하는 보호시설로 옮겨진다. 청주시는 당초 아기를 일시 위탁가정에 보내는 것을 검토했다. 하지만 당분간 통원치료가 필요한 상황 등을 고려해 양육 체계가 잘 갖춰진 시설로 결정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지난 7일 경찰·변호사 등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사례결정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한 사항"이라며 "임시 보호시설은 기간이 차면 옮겨야 하므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기가 머물 시설의 위치나 향후 조치 등은 아이 안전을 고려해 더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후원금 1억4000만원 모여 

그동안 아기 앞으로 전달된 후원금은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속해서 관리한다. 지금까지 아기를 위해 써달라며 전국의 부모 등이 보내온 후원금 총액은 1억4000여만원이 이른다. 충북공동모금회 관계자는 "후원금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배분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지급할 것"이라며 "추후 아이를 입양하는 가정에도 같은 절차를 거쳐 후원금이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공동모금회는 이달 29일까지만 모금을 이어갈 계획이다.

아기는 지난 8월 21일 청주시 흥덕구 한 음식점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쓰레기통 안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해 탯줄 달린 알몸 상태의 아기를 구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아기는 출생 직후 유기돼 60여 시간 넘게 비좁고 어두컴컴한 쓰레기통에서 사경을 헤맨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시 한 음식점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아기를 돕겠다며 사람들이 보낸 후원 물품이 쌓여 있다. 사진 청주시

청주시 한 음식점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아기를 돕겠다며 사람들이 보낸 후원 물품이 쌓여 있다. 사진 청주시

아기는 쓰레기통에서 구조될 당시 얼굴과 목 여러 곳에서 깊은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상처는 생모 A씨(25)가 유기 전 상해를 가한 흔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패혈증 증세로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했지만,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다. 검찰은 A씨에게 영아 살해미수보다 처벌이 무거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전날 청주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A씨 변호인은 "출산 직후 불안한 심리에서 우발적으로 저질러진 미필적 고의 범죄"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씨는 고개를 떨군 채 "아이에게 미안하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A씨 선고 공판은 11월 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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