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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 기원 조사 착수…"우한 혈액샘플 20만개 분석한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13 16:4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앙포토]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최초 발병지로 알려진 우한에서 혈액 샘플 수천 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한 혈액샘플 20만개 분석…최초 감염 밝힌다

조사 대상인 혈액 샘플은 중국의 우한 혈액센터가 보관해온 것으로 2019년 10월 채취된 것도 포함됐다. 중국 당국은 헌혈과 관련된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샘플을 채취해 보관해왔다고 설명했다. 보관된 샘플 수량은 20만 개에 이르며, 보관 시한은 2년이다. CNN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관기한이 만료되는 혈액 샘플부터 검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우한에서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최초 보고된 것은 2019년 12월8일이다. 하지만 중국 보건 당국은 이보다 앞선 발병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10~11월에 채취된 혈액 샘플 분석을 통해 최초 인간 감염 시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 역시 우한 혈액센터에 보관된 샘플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언제, 어디서 인간에게 처음 전파됐는지 알려줄 핵심 자료라고 지목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연구진들이 맨손으로 박쥐 배설물을 채취하는 모습이 중국 CCTV에 방영됐다. [유튜브 캡처]

지난 2017년 12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연구진들이 맨손으로 박쥐 배설물을 채취하는 모습이 중국 CCTV에 방영됐다. [유튜브 캡처]

전문가 "중립적이고 자격 갖춘 외국 관찰자 입회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혈액 샘플의 가치는 인정하면서도, 중국의 자체조사 결과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모란 밀러 컬럼비아대 전염병학 교수는 “해당 혈액 샘플에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단서가 담겨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분석하는 과정을 외국 전문가가 모니터링하도록 중국 당국이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밀러 교수는 “자격을 갖춘 관찰자가 없는 한 아무도 중국이 내놓은 분석 결과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밴더빌트대 의료센터의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샘플 분석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류에 최초 침투한 정확한 시점을 파악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연구”라면서 “WHO 전문가들이 분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샘플 자체를 아예 중국 밖으로 반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위스 제네바 등 다른 중립적인 장소에서 분석이 이뤄져야 결과에 객관성이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중국 우한(武漢)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 [EPA=연합뉴스]

미·중 '코로나 기원' 놓고 정치적 공방

그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과 초기 확산 원인을 놓고 의료뿐 아니라 정치적 차원의 논란과 공방이 이어져왔다. 올 초 WHO 연구팀은 중국 우한을 방문해 조사를 벌인 뒤 “바이러스가 우한 시장에서 판매된 동물에서 퍼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발표했지만 미국은 “중국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의 18개 정보기관에 “90일의 말미를 줄테니 코로나19 기원을 정확히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보기관들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검토했을 뿐, 핵심 쟁점인 ‘바이러스 발원지’는 찾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결정적 정보가 중국에 있지만 중국 정부는 처음부터 이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며 “책임있는 국가라면 이런 의무를 피하지 않는다”고 ‘중국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은 가장 먼저 바이러스 발원지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미국에선 이런 말이 우한 실험실 유출설에 쏟아지는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은 가장 먼저 바이러스 발원지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미국에선 이런 말이 우한 실험실 유출설에 쏟아지는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자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미국은 육군 포트 데트릭 기지 등 생물 실험실에 대한 의혹을 밝히라”고 맞받아쳤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미군 기지에서 감염병이 발생했다는 의혹을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다. 또 호주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국제 공동조사를 요구하자, 경제 보복으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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