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테크

[더오래]은퇴 전엔 TDF, 은퇴 후엔 TIF?

중앙일보

입력 2021.10.13 15:00

[더,오래] 서지명의 연금테크(19)

노후에 쓸 돈은 잘 불리는 것 이상으로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를 함에 있어 은퇴 전과 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기적인 자금의 유입이 있느냐 없느냐다. 은퇴 후에는 자금의 주기적인 유입이 없기 때문에 적립식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적립기에는 투자하다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새로 유입되는 자금을 통해 회복의 기회가 있지만, 인출기에는 자산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계속해서 일정한 생활비를 빼 써야 하므로 투자 손실이 발생했을 때 만회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안정성이 더 강조된다.

자산형성기에는 가입자의 생애주기를 고려해서 알아서 자산배분을 도와주는 펀드인 TDF(타깃 데이트 펀드)가 유용했다면 은퇴 이후에는 TIF(타깃 인컴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TDF는 자산을 적립하는 단계에, TIF는 자산을 빼서 쓰는 인출 단계에 적합하다. TDF가 연금자산을 최대한 불리는 역할을 한다면, TIF는 연금으로 꾸준히 빼쓰면서도 축적된 자산을 효율적으로 보존하는 역할을 해 연금이 소진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춰준다. TIF는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을 더 강조한 TDF보다는 보수적인 펀드로 볼 수 있다.

TDF는 생애 전반에 걸쳐 나이가 들수록 주식비중이 완만하게 줄어드는 자산배분모델 곡선인 글라이드패스(glide path)를 활용해 자산을 배분하고 나이에 맞게 리모델링할 수 있다. TDF 만으로도 노후 자금 적립에서부터 인출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셈이다. TDF가 있지만 굳이 TIF라는 상품이 따로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인출시기에 이르면 TDF가 TIF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TDF와 TIF는 태생 자체가 다르다. 애초에 자산을 축적하는 데 적합하게 상품을 설계했느냐, 자산을 인출하는 데 적합하게 상품을 설계했느냐가 다르다는 말이다. TDF는 자산을 최대한 불리는 게 목적이라면 TIF는 죽을 때까지 자산을 떨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은퇴 후에는 자금의 주기적인 유입이 없기 때문에 적립식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투자 손실이 발생했을 때도 만회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안정성이 더 강조된다. [사진 Eduardo Soares on Unsplash]

은퇴 후에는 자금의 주기적인 유입이 없기 때문에 적립식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투자 손실이 발생했을 때도 만회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안정성이 더 강조된다. [사진 Eduardo Soares on Unsplash]

TDF는 글라이드 패스에 기반을 둬서 나이가 어릴 때는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고 나이가 들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낮추는 식으로 자산을 배분하고 리밸런싱한다면 TIF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 비율을 유지하면서 배당, 이자수익 등 인컴수익을 가져다주는 자산을 상대적으로 많이 편입하는 것도 특징이다.

TDF 설정액이 7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TIF는 운용자금 5000억원 수준이다. TIF 상품을 취급하는 운용사는 미래에셋, 삼성, 한국투자, 신한, KB 등 5개사 정도다. TDF는 금융사별로 이름 뒤에 타깃데이트를 뜻하는 2030, 2045라는 숫자가 따라오는 식으로 이름이 붙고 글라이드패스에 기초해 자산을 굴리는 대동소이한 전략을 취하지만 TIF는 금융사별로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평생소득TIF와 미래에셋개인연금TIF가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주식비중에 따라 삼성평생소득TIF20·40·60 등 3개의 상품이 있다. 숫자가 낮을수록 채권형의 비중이 높고 클수록 주식형 및 혼합형의 비중이 높아 초과인컴을 추구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TIF알아서평생소득이란 이름으로 채권으로만 구성된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주식 30%)의 2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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