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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강댐,다시 예고없이 무단방류…임진강 야영객 등 대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황강댐에서 임진강 물을 방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임진강 상류에서 야영객 등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기도와 연천군은 13일 오전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하천 행락객 대피 수위’인 1m를 넘어서자 주의를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임진강변 행락객, 야영객 등 대피 소동  

임진강변 행락객, 야영객, 어민, 지역주민 등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하류 군남댐 일대에서는 안내방송과 함께 사이렌을 울려 행락객과 야영객 등을 대피시켰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북한 황강댐 무단 방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 황강댐 무단 방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임진강 최북단에 있는 군사분계선 인근 필승교 수위는 12일 오후 5시 40분부터 서서히 상승해 이날 오전 1시 13분 1m를 넘어섰다. 13일 오전 0시 10분 70㎝이던 수위는 불과 1시간 3분 만에 30㎝나 급격히 불어나 ‘하천 행락객 대피 수위’를 넘어선 것이다. 이어 오전 4시 20분에 1.43m까지 상승한 뒤 수위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다. 오전 9시 50분 현재 수위는 1.37m다.

“북한 황강댐 통보 없이 수문 개방한 것으로 추정”

필승교 하류에 있는 군남홍수조절댐의 수위도 오전 1시 24.09m에서 오전 10시 현재 26.36m로 상승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연천군 관계자는 “임진강 상류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며 “북한 황강댐에서 사전 통보 없이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8월 6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군남 홍수조절댐을 방문해 권재욱 한국수자원공사 연천·포천권 지사장으로부터 군남댐 운영상황 및 북한 황강댐 방류에 따른 조치 사항 등을 보고 받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8월 6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군남 홍수조절댐을 방문해 권재욱 한국수자원공사 연천·포천권 지사장으로부터 군남댐 운영상황 및 북한 황강댐 방류에 따른 조치 사항 등을 보고 받고 있다. 김성룡 기자

임진강 유역은 필승교 수위에 따라 4단계로 나눠 관리한다. 수위가 1m를 넘어서면 하천 행락객 대피, 2m는 비홍수기 인명 대피, 7.5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관심 단계, 12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주의 단계가 각각 발령된다. 군남홍수조절댐의 계획홍수위는 40m이다.

“북한은 방류 계획을 사전에 통보해야” 

이와 관련, 이석우 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대표는 “군남댐 하류 임진강 일대에는 밤낮없이 야영객과 낚시객이 진을 치는 상황인데, 또다시 북한 황강댐에서 무단방류를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은 당장 무단방류를 멈추고, 방류 계획을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석진 파주어촌계장은 “황강댐의 대규모 방류로 인해 찬물이 한꺼번에 밀려 내려오면 제철을 맞은 임진강 참게가 한꺼번에 쓸려내려 가게 돼 어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며 “강가에 넘쳐나는 낚시객과 야영객도 위험에 빠질 수 있어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6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임진강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물이 방류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6일 오전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에서 임진강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물이 방류되고 있다. 연합뉴스

군사분계선 인근 북한 황강댐(총저수량 3억 5000만t)에서는 그동안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 기간 예고 없이 방류가 이뤄져 연천·파주 임진강 일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홍수조절용인 군남댐(총저수량 7100만t)은 황강댐의 5분의 1 규모여서 황강댐 방류에 완전히 대응하기에는 규모가 작다.

2009년엔 무단방류로 임진강 야영객 6명 숨져  

군남댐 하류 일대에서는 지난해 8월 북한의 일방적인 방류로 수위가 역대 최고치까지 상승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고, 어선이 유실되는 등 피해 발생했다.

2009년 9월 6일엔 황강댐 무단 방류로 연천 임진강 야영객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6년 5월 16일과 17일엔 무단 방류로 파주 임진강 어민 100여 명의 어구가 대부분 떠내려가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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