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5474명 폐 질환 등 인정"…석면피해구제법 시행 10년 결과

중앙일보

입력 2021.10.13 13:30

환경단체, 13일 오전 기자회견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 중인 환경단체 관계자들. 송봉근 기자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 중인 환경단체 관계자들. 송봉근 기자

석면피해구제법 시행 10년 동안 전국에서 5474명이 석면 피해자로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 한국 석면추방네트워크, 부산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석면피해구제법은 2007년 부산 시민 다수에게서 석면 암인 악성중피종이 발병하고, 2008년 석면 폐광산이 밀집한 충남 홍성·청양군, 보령시를 중심으로 석면 질환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피해자와 환경단체가 피해 대책을 요구해 제정됐고, 2011년 1월 시행됐다.

구제신청자 69%인 5474명 피해자로 인정

이 법에 따라 지난 9월 말까지 10년 9개월 동안 전국에서 7921명이 구제신청을 했고, 이 가운데 69.1%인 5474명이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인정자 5474명을 질환별로 보면 석면폐가 60%인 3266명으로 가장 많고, 악성중피종이 22%인 1227명, 폐암이 18%인 977명, 기타 4명이다.

인정자 5474명 가운데 최근까지 34%인 1841명이 숨졌다. 사망자 1841명 중에는 피해인정 이전 사망자 953명이 포함돼 있다.

해체 중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 [사진 부산시]

해체 중인 석면 슬레이트 지붕. [사진 부산시]

시·도 지역별 피해자는 석면광산이 많았던 충남이 전국의 36%인 1981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부산 908명(16.6%), 경기도 791명((14.4%), 서울 597명(10.9%)으로 집계됐다.

부산 피해자 908명 가운데 545명(60%)은 부산 전역에 산재했던 29개 석면공장과 수십 개 조선소 인근, 석면슬레이트 가옥 집단지역 11곳의 주민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면슬레이트 가옥 집단지역 11곳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119명에 이른다.

석면광산 많았던 충남이 피해자 가장 많아 

환경단체는 전국적으로 석면 슬레이트 가옥(140만동)이 많고, 석면 노출 후 수십 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석면 질환이 나타나기 때문에 앞으로 수십년간 석면 피해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석면 피해를 봐도 평생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며 “과거 석면공장 인근에 살았거나 슬레이트 지붕 거주자는 잠재적 피해자로 생각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 중인 환경단체 관계자들. 송봉근 기자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 중인 환경단체 관계자들. 송봉근 기자

석면 피해 여부는 환경부 산하 한국 환경산업기술원이 매달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석면 피해 신고를 접수한 뒤 판정해 결과를 통보한다. 피해자로 인정되면 의료비·생활수당·장의비·유족조의금 같은 구제급여(국비 90%, 나머지 시·군·구비)를 받을 수 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규정한 발암물질 1군이다. 흡입하면 10~50년 후 폐암·악성중피종·석면폐증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선 1930년대 일제에 의해 군수물자 조달을 위해 개발된 석면광산이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많았다. 이들 광산은 1980년대까지 가동됐다.

2009년부터 국내에서 석면 사용 금지

또 70~80년대 새마을운동 시기에는 전국적으로 석면슬레이트 지붕 사용이 많았고, 학교와 관공서·병원 등에서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석면을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석면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1997년 청석면·갈석면, 2003년 각섬석 계열의 석면이 사용 금지된 데 이어 2009년부터 모든 종류의 석면사용이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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