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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사무총장 "부스터샷은 최악의 일…부도덕·불공정하다"

중앙일보

입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연합뉴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치료병원 종사자부터 ‘부스터샷’ 즉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추가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이 “코로나19 부스터샷은 부도덕하고 불공정하며 부당한 일”이라며 강도높은 비난을 내놨다.

WHO 사무총장 "부스터샷, 지구촌에 최악의 일" 

12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스터샷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부스터샷은 우리가 지구촌에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이라며 “지구 전체, 특히 백신을 공급받을 능력이 부족한 국가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코로나19 대유행을 지속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WHO는 면역이 저하된 사람들에게 부스터샷을 권고한 바 있다. WHO의 독립적인 면역담당 자문단인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는 11일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들은 돌파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추가 접종을 실시하는 게 낫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을 맞은 60세 이상 고령층은 접종 완료 후 1~3개월 내에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권고했다. 다만 부스터샷 권고는 일반 접종 완료자가 아닌 면역 저하자 등 일부 계층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발언 역시 아직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조차 마치지 못한 나라가 많은 시점에, 일부 국가에서 일반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실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미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현재 남아메리카·북미·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는 전체 인구의 50% 이상에게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한 반면, 아프리카는 인구의 7%만이 한차례 백신을 맞았다”며 백신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화이자(왼쪽)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화이자(왼쪽)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포르투갈 87%,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5% 

실제로 국가간 백신 불평등 문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유럽 연합은 67.4%가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맞았고, 포르투갈의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은 87%를 넘어섰다. 영국과 일본, 말레이시아·중국·싱가포르 모두 70% 이상이 백신을 맞았다. 한국은 지난달 23일 1차 접종률 70%를 넘겼다.

하지만 아프리카 전체 국가의 1차 백신 접종률 평균은 6.9%고, 사하라 남부 일부 지역은 5%에도 못 미친다. 옥스퍼드대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아프리카 54개국 중 15개 나라만 접종률 10%를 넘겼다.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르의 메디나 지역에서 의료진들이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르의 메디나 지역에서 의료진들이 주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유럽 부스터샷 속속 승인, 한국 12일 시작 

이런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청(FDA)는 지난달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을 허용했다. 부스터샷 대상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일부 특정 위험군으로 한정했고, 16세 이상에게 광범위한 부스터샷 접종 허가 신청은 기각했다. 모더나 백신에 대해서는 부스터샷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유럽 식품의약청(EMA)은 이달 4일 18세 이상 일반인과 면역 취약층에 부스터샷을 허가했다. EMA는 “2차 접종을 마친 면역 취약층은 28일 후 화이자나 모더나 부스터샷을, 정상 면역 체계를 가진 사람 가운데 18세 이상은 2차 접종 6개월 뒤 화이자를 접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12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 등 병원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추가 접종하는 '부스터샷'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 등 병원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추가 접종하는 '부스터샷'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시행 중이다. 영국은 지난달 50세 이상 성인과 고위험군 3200만 명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시작했고, 이스라엘은 12세 이상 모든 국민에 추가접종을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12일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치료병원 종사자 4만명을 대상으로 첫 부스터샷이 시작됐다. 75세 이상 고령층은 지난 5일부터 부스터샷 예약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접종은 오는 25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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