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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부모, 포기 안했다…美 재무부에 北자산 추가 공개 요구

중앙일보

입력

2018년 5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심포지엄에서 증언을 하고 있는 오토 웜비어 부모의 모습. [AP=연합뉴스]

2018년 5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심포지엄에서 증언을 하고 있는 오토 웜비어 부모의 모습. [AP=연합뉴스]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미 재무부에 동결한 북한 자산을 추가로 공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웜비어 부모가 북한으로부터 5억 달러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요청을 통해 웜비어 부부가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3일 미국의소리(VOA)는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지난 7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출한 요청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OFAC는 요청서에서 오토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와 신디 웜비어에게 미국 정부가 동결한 북한 자산 내역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보호명령'을 요청했다.

보도에 따르면 OFAC는 웜비어 부부의 요청에 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정보공개가 미국 '영업비밀법(Trade Secrets Act)' 위반이 될 것을 우려해 법원에 이에 대한 '보호명령'을 신청했다. 웜비어 부부는 OFAC에 2019년 4월 29일 이후 북한과 거래를 허가한 기관의 목록도 요청한 상태다.

VOA는 법원이 일부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보호명령' 승인을 반려했고, OFAC가 곧 문제점을 보완해 다시 요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웜비어 부부는 아들이 북한에 구금됐다가 2017년 식물인간 상태로 귀환해 사망했다며 2018년 4월 미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8개월의 소송 끝에 "북한 정권은 웜비어 유족에게 5억113만4683달러(약 5992억원)를 배상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VOA는 웜비어의 부모가 5억 달러의 배상금을 회수하기 위해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에 대한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들이 제기했던 북한 자금 관련 소송 사례를 끄집어냈다. 실제로 웜비어 측은 2019년 5월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반하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으로 미 정부에 몰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해 이를 인정받았다.

또 지난해 5월에도 웰스 파고와 JP모건 체이스, 뉴욕멜론 등 3곳의 미국 은행에 북한 관련 자금 약 2379만 달러가 예치된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압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VOA는 웜비어 부부가 북한 자산 압류와 의회 로비활동 등 다양한 수단 활용해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OFAC는 지난달 발표한 '2020 테러리스트 자산 연례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 자산 3169만 달러(약 369억8000만원)를 동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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