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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맞대결 때…尹은 60대 이상, 洪은 2030에 강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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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국민의힘 제공

경선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 국민의힘은 다음 달 5일 내년 대선에 나설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최종 경선에는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가 각각 50% 반영되는데, 이때 여론조사는 단순 선호도 조사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를 상대로 가상 양자 대결을 붙이는 ‘경쟁력 조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일종의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을 각각 이재명 지사와 붙였을 때 연령별 결과가 대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8~9일 조사해 11일 발표한 가상 양자 대결 여론조사 결과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은 각각 35.8%, 33.2%였다. 같은 조사에서 이 지사와 홍 의원을 붙였을 땐 각각 35.2%, 33%였다.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모두 이 지사를 상대로 통계적으론 큰 차이가 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그런데 세부 내용에선 차이가 확 드러난다. 홍 의원은 20대와 30대에서 각각 47.9%, 44.3%를 얻어 각각 21.1%, 20.8%를 기록한 이 지사에 비해 2030세대에서 선전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20대와 30대에서 각각 20.6%, 30.2%로 각각 20.1%, 24.8%인 이 지사와 상대적으로 접전 양상이었다.

60대 이상에선 정반대 경향이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은 60대 이상에서 48.4%를 얻어 31.5%를 기록한 이 지사를 상대로 선전했다. 반면, 홍 의원은 60대 이상에서 28.6%를 얻어 32.2%인 이 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는 국민의힘 상대가 누구든 2030세대와 60대 이상의 연령별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는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가 윤 전 총장이냐 홍 의원이냐에 따라 연령별 지지율이 널뛰기를 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4~6일 조사해 7일 공표한 전국지표조사(NBS)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이 지사를 상대로 2030세대는 홍 의원이, 60대 이상에선 윤 전 총장이 선전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전통적 보수층과 신흥 보수층이 서로 다른 지지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윤 전 총장 지지층은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층과 고령층 중심으로 구성됐지만 홍 의원 지지층은 경선 레이스 시작 이후 상승세를 이끄는 젊은층이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교체론을 등에 업은 윤 전 총장이 야권 1위 대선 주자가 됐지만, 청년층 지지세를 넓힐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틈을 메시지 전달과 화법이 명쾌한 홍 의원이 파고들었고, 젊은층이 이를 눈여겨보는 현상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각 경선 캠프에선 이런 흐름이 3차 경선 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지난 9월 30까지 마지막에 들어온 2040세대 15만 책임당원은 이번 (2차 경선) 투표에 참가하지 못했다”며 “이제 책임당원이 53만명으로 불어났고 젊은 표심이 캐스팅 보트를 쥐는 형국이 됐다”고 적었다.

반면, 윤 전 총장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12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 윤 전 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 입당한 분들이 상당히 많다”며 “각종 여론조사 때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윤 전 총장이 압도적 지지를 받는 걸 보면 당원들의 표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세대별 지지 강도를 따졌을 때 윤 전 총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한다. 이강윤 KSOI 소장은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이후 ‘왕(王)자’ 등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60대 이상에서 윤 전 총장의 우위는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며 “그 말은 60대 이상 지지층은 콘크리트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일 소장도 “(홍 의원에 대한 2030세대 지지는) 아직 강력한 지지라기보다는 호응과 환호의 성격으로 보인다”며 “이게 강력한 지지로 연결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말했다.

“尹 지지 60대 이상 콘크리트” “불리함 인지해 ‘위장당원’ 발언”  

다만, 전통적 보수층의 지지세가 탄탄한 윤 전 총장이 신규 당원 증가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난 11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최근 윤 전 총장의 ‘위장 당원’ 발언과 관련해 “젊은 세대가 당원으로 많이 가입한 게 본인한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인지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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