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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혼·재혼자금 11.8억, 남욱이 투자한 20억서 빌려줘"

중앙일보

입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장동 개발 심의에 관여한 정모 변호사가 동업하는 것으로 드러난 유원홀딩스. 이가람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장동 개발 심의에 관여한 정모 변호사가 동업하는 것으로 드러난 유원홀딩스. 이가람 기자

유동규 (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주변 인물들의 복잡한 ‘돈 관계’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돈을 주고 받은 이유에 대한 당사자들의 주장도 엇갈리면서 검찰은 돈의 흐름과 그 이유를 추적하고 있다.

유동규 “다시마 비료 쓸 골프장 섭외”

유 전 본부장은 다시마 비료 사업으로 ‘큰 돈’을 벌 계획을 세웠고, 여기에 정민용 변호사와 남욱 변호사가 관여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1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변호사는 최근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에서 자금 거래의 내막을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니 다시마 비료를 사용할 골프장을 섭외할 수 있다”면서 다시마 비료 사업의 동업을 제안해 유 전 본부장의 별명을 딴 ‘유원오가닉(유원홀딩스)’을 설립했으며 남욱 변호사로부터 사업 자금을 빌렸다는 것이다.

P사의 전 대표 조모(60)씨가 주필로 근무하는 M매체는 지난 2017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혁신기업인상'을 수여했다. 조씨가 직접 상을 전달했다. [M매체 캡처]

P사의 전 대표 조모(60)씨가 주필로 근무하는 M매체는 지난 2017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혁신기업인상'을 수여했다. 조씨가 직접 상을 전달했다. [M매체 캡처]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6월쯤부터 정 변호사와 만나 P사가 진행하던 ‘다시마 비료’ 사업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대박 칠 아이템이다. 대량으로 판매해야 돈을 벌 수 있다. 골프장이 비료를 많이 사용한다. 내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니 전국 골프장 사장들을 소개시켜줄 수 있다”며 설득했다는 것이다. P사와의 동업 관계도 유 전 본부장이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는 게 정 변호사의 자술서 내용이다.

남욱 변호사가 낸 20억원 일부, 유동규 이혼·재혼 자금으로

정 변호사는 또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 선배인 남 변호사를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은 남 변호사는 정 변호사와 회사 설립과 운영비 등으로 35억원의 투자 약정을 맺고 실제 20억원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정 변호사는 자술서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회사에 투자된 돈 중 11억 8000만원을 이혼과 재혼 자금으로 빌려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이 빌린 돈 상환 능력을 설명하면서 “천화동인 1호는 내 것” “김만배에게 700억원을 받기로 했다” 등의 말로 안심을 시켰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 변호사의 주장대로 남 변호사가 유원홀딩스에 투자한 돈이 실제 사업 자금인지, 아니면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에 대한 대가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돈의 흐름과 성격 추적 

검찰 조사를 받고 일단 귀가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천화동인 1호의 소유주가 누구냐는 질문에 “바로 나”라고 답했다. “그 돈이 유동규의 것이면 왜 정 변호사에게 돈을 빌렸겠느냐”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P사의 조 전 대표에게 유 전 본부장·남 변호사와의 동업 여부와 투자금 유입에 관해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조 전 대표는 지난 6일 “정 사장(정민용)과 사업을 진행했을 뿐 유동규와는 관련이 없다”며 “동업을 추진하던 건 맞지만, 유원홀딩스 쪽에서 입금이 된 건 한 푼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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