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우리집] 노년의 공포 관절통 걱정되세요? 연골 지키는 ‘관절 쿠션’ 꼭 기억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2021.10.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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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건강 유지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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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행성 관절염 가족력도 조심 / 연골 손상 안 되게 미리 관리 / 프로테오글리칸 감소 막아야 "

“노년에 가장 걱정되는 질환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답변은 뭘까. 1위 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질병은 뜻밖에도 관절염이었다. 고혈압과 치매가 그 뒤를 이었다. 의료비 부담과 통증으로 야기되는 일상생활의 불편감, 삶의 질 저하를 이유로 꼽았다.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관절 통증이다. 통증이 만성화하면 가벼운 걷기마저 힘들어지고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통증의 원인은 관절 부위에 생긴 염증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뼈의 끝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연골 조직이 점차 마모된 상태로 관절에 염증이 발생해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퇴행성 관절염이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위는 무릎 관절이다. 전 세계 약 1000만명을 대상으로 한 88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40세 이상 인구 중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약 6억5000만명에 달했다. 무릎 관절염 유병률은 15세 이상 인구의 23%, 40세 이상 인구의 23%에 이른다. 관절염은 체중이 많이 나가 관절에 실리는 하중이 크거나 부상 경험이 있을 때 발생 위험이 커진다. 영국 연구팀이 노인 인구의 무릎 관절염에 미치는 위험 요인에 관한 논문 46편을 체계적 문헌고찰을 한 결과, 무릎 관절염 발병 위험이 과체중일 경우 약 2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비만일 경우 약 2.7배까지 높아졌다. 무릎 부상을 겪었던 사람의 발병 위험도 2.8배 더 높았다.

 퇴행성 변화에 따른 골관절염은 손가락 관절과 척추에도 많이 발생한다. 직계 가족 중 관절염 유병자가 있다면 발병 위험은 더 커진다.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골격과 체형이 비슷한 데다 관절염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자세·습관 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퇴행성 관절염 가족력이 있고 과체중이거나 관절 부위의 부상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관절염 예고장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관절 건강을 해치지 않고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관리하는 게 좋다.

수분과 결합해 하중 흡수하는 완충 역할

관절은 2개 이상의 뼈가 맞닿아 연결된 부분이다. 우리 몸에는 200개가 넘는 관절이 있어 부드럽고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각 뼈의 말단을 감싸고 있는 연골은 뼈들이 직접 닿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완충 작용을 한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이른바 관절 쿠션으로 불리는 ‘프로테오글리칸’이다. 연골의 약 70%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연골 속 프로테오글리칸은 무게의 50배까지 수분을 끌어들일 정도로 친수성이 높다. 수분과 결합해 충격과 하중을 흡수함으로써 관절을 보호하기 때문에 관절 쿠션이라고 불린다. 관절 쿠션인 프로테오글리칸이 감소하면 관절이 움직일 때 충격을 흡수하지 못한다. 그러면 연골의 손상을 유발해 관절 염증과 통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프로테오글리칸이 감소하면 관절염 환자의 염증이 심해진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독일 뒤셀도르프대 연구팀에 따르면 21명의 건선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촬영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프로테오글리칸이 감소하면 관절 염증 정도가 더 심각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테오글리칸 손실 정도는 연골 자기공명영상(dGEMRIC) 지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프로테오글리칸의 감소로 이 지수가 낮을수록 활액염, 관절 주위 염증, 활막염 등 관절 내 염증성 변화는 더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면 왜 프로테오글리칸은 감소하고 관절 건강이 나빠지는 걸까.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진홍 교수팀은 퇴행성 관절염의 발병 메커니즘을 밝힌 바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화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가 연골세포의 노화를 촉진하고 프로테오글리칸 합성을 억제하는 마이크로RNA(miRNA)의 발현을 증가시켜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했다. 나이나 외상, 물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노화 스트레스를 받은 연골세포의 경우 miR-204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왔다. miR-204는 관절을 보호하는 프로테오글리칸과 같은 연골 기질의 합성을 저해하고 연골 퇴행을 촉진한다. 이는 노화와 함께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해 연골세포의 DNA가 손상되고 이에 따라 연골 기질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파괴돼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세포가 건강해야 연골 항상성 유지

연골세포는 끊임없이 연골의 주성분인 콜라겐과 프로테오글리칸 등을 합성하고 분해하기를 반복하며 연골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연골세포에서 이들을 합성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프로테오글리칸의 생성 속도보다 분해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연골 손상과 퇴행이 진행된다. 특히 관절 속 연골 두께는 3㎜밖에 되지 않는다. 관절 연골에는 혈관이 분포돼 있지 않아 윤활액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신경이 없어 마모돼도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실제로 40세 이상의 90% 정도는 방사선학적으로 퇴행성 변화를 보이지만 이 중 30%만이 증상을 느낀다.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완전히 멈추거나 손상된 연골을 재생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결국 연골이 손상되지 않도록 미리미리 관리하는 것이 관절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연골을 건강하게 지키려면 프로테오글리칸의 감소를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산화 스트레스 등으로 연골세포가 노화되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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