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금융 겨눈 시진핑의 칼날, 중국 기업 돈줄 조인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13 00:04

업데이트 2021.10.1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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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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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준비한 규제의 ‘칼날’이 이번엔 금융으로 향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에 금융부문과 민간기업의 관계를 면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금융부문에 대한 조사는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주도한다.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자오러지(趙樂際) 기율위 서기는 지난달 26일 “금융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어떠한 정치적 일탈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기율위의 조사 대상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위원회, 국영은행, 국부펀드 등 25개 기관과 금융회사다.

기율위는 조사 대상의 대출과 투자 기록, 규제 관련 문서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민간기업에 과도한 혜택을 줬는지 조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대규모 부채로 파산 위기에 몰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 ▶지난 6월 말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 등과의 거래가 집중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중국의 GDP대비 민간부채 비율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국의 GDP대비 민간부채 비율 변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국 중신은행은규제 당국의 경고에도 최근 수년간 헝다그룹에100억 달러 이상을 대출해 준 것으로 중국 금융계에 알려졌다. 중국의 4대 상업은행으로 꼽히는 농업은행과 광대은행도 헝다그룹에 거액을 빌려줬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와 중국생명보험은앤트그룹과 디디추싱에 투자한 것에 대해 기율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익명을 원한 중국 규제 당국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권력을 위협하는 다른 권력자의 금융부문 장악을 막는 게 시 주석의 목표”라고 말했다.

WSJ는 “부동산 부문을 공산당이 완전히 통제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업계의 부채액은 18조4000억 위안(약 3387조원)이다.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8%가량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금융부문의 규제 강화가 중국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뿌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중국 금융회사들은 당국의 압박에 따라 민간기업에 대한 대출을 동결하거나 철회하고 있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금융학과 교수는 “민간 부문에서 경제 활동이 둔화하는 건 중국 정부에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며 “경기가 악화하면 중국 정부는 인프라 투자 같은 기존 방식의 경기 부양책에 의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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