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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둘로 나눈다…비통신 부문 떼내 ‘SK스퀘어’ 신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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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가(CEO)가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가(CEO)가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이 통신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된다. 두 회사는 각각 기존 통신사업을 이어갈 존속회사와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전문회사로 새 출발한다.

SKT는 12일 서울시 중구 SKT T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텔레콤-SK스퀘어 분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출석 주식 수 기준으로 인적분할 안건의 찬성률은 99.95%, 주식 액면분할 안건의 찬성률은 99.96%였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과 개인 주주들이 모두 지지 의사를 밝혔다.

SKT는 다음 달 1일 자로 통신분야를 맡는 기존 회사 ‘SK텔레콤’과 반도체 및 ICT 투자를 맡는 ‘SK스퀘어’로 인적분할된다. 주식 액면분할도 함께 진행된다. 현재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는 액면가 100원인 5주가 된다. SK텔레콤 발행 주식 총수는 현재 7206만143주에서 3억6030만715주로 늘어난다. 이를 6 대 4 비율로 존속회사와 신설회사가 나누게 된다.

SKT 측은 “액면분할을 통해 주주 구성 측면에서 소액주주의 비중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국민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SKT는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10월 26일~11월 26일)을 거쳐 다음 달 29일에 SK텔레콤·SK스퀘어로 각각 변경상장, 재상장된다.

SKT 인적분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SKT 인적분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SKT는 이번 분할을 통해 통신 회사 소속이라 저평가됐던 비통신 자회사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SKT가 그동안 ‘뉴 ICT’로 내세웠던 보안(ADT캡스)·커머스(11번가)·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분야는 신설회사에 포함된다. 원스토어·콘텐츠웨이브 등 콘텐트 사업을 하는 부문도 여기에 들어간다.

이번 분할을 ‘SKT 2.0시대’로 규정한 박정호 SKT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그간 통신이라는 프레임으로 인해 (비통신 사업이) 온전히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며 “분할을 통해 반도체·ICT 분야를 재정비해 그간 잘 키워온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SKT가 2012년 인수해 지분 20.1%를 보유하고 있던 SK하이닉스도 신설회사에 소속된다. 공정거래법상 투자 확대에 제약을 받아온 SK하이닉스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ICT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가 직접 투자에 나설 경우 기존보다 반도체 사업 투자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1번가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아마존이 신설법인인 SK스퀘어에 주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대표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마존이 주주로 참여하는 것까지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 등은 존속회사에 남는다. 유무선 통신과 홈 미디어 분야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구독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박정호 대표가 SK스퀘어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존속회사는 유영상 SKT 이동통신사업부문 대표가 이끌게 된다.

분할 이후 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23조원에서 최대 30조원까지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커머스나 모빌리티 등 SK스퀘어 자회사가 성과를 보여주기 시작하면 지주 업종 내에서도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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