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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손맛에, 대학생 아이디어 얹으니…매출이 쑥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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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면

부산대 골목상권 마케터 3기 발대식이 지난 8일 부산대 기계기술연구동 에서 열렸다. [사진 부산대]

부산대 골목상권 마케터 3기 발대식이 지난 8일 부산대 기계기술연구동 에서 열렸다. [사진 부산대]

“그림 솜씨가 좋은 대학생이 우리집 대표 메뉴인 계란밥에 계란을 2개 얹어서 그려줬어요. 이후 계란밥에 계란 2개가 나가면서 학생들 반응이 좋아졌어요.”

부산대 북문에 있는 맛집 골목(북맛골)에서 11년째 알밥 덮밥집을 운영하는 이일난 대표(66)는 지난해 대학생 마케터의 도움을 톡톡히 봤다. 그는 “값이 아무리 올라도 우리집 계란밥에는 계란 무조건 2개가 올라간다”며 활짝 웃었다.

이 대표는 대학생 도움을 받아 지저분했던 메뉴판을 음식 사진을 넣어 세련되게 바꿨다. 밝은 색상의 커튼을 달고, 가게 입구에 사진· 그림을 내거는 등 인테리어를 바꿨다. 그는 “학생과 같이 시식회를 하며 메뉴를 개발했다”며 “코로나19 확산에도 포털사이트와 부산대 커뮤니티에 맛집으로 올라 있어 단골이 많이 늘었다. 장사가 제법 되니깐 주위 가게에서도 대학생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곳이 많다”고 귀띔했다.

부산대가 2019년 9월부터 운영하는‘PNU 골목상권 마케터’ 프로그램이다. 대학생 아이디어와 소상공인의 경험, 전문가 조언을 살려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는 ‘상생 사업’이다.

김재헌 부산대 전략사업실 팀장은 “지난 2년간 총 30개 업소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대학생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실행한 업소의 경우 매출이 대부분 늘었다”며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지원을 신청하는 업소가 넘쳐날 만큼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올해 3년째인 이 사업의 3기 발대식이 지난 8일 부산대 기계기술연구동에서 열렸다. 대학생 22개 팀이 지원한 올해에는 심사를 거쳐 10개 팀(총 31명)이 선정됐다. 2~4명으로 구성된 마케터 1개 팀은 60만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지원을 받는 업소도 부산대 북쪽에 위치한 ‘북맛골’에서 올해 부산대 지하철역으로 이어지는 ‘카페거리’까지 확장됐다. 또 마케터 팀마다 기업 전문가, 경영학 분야 교수 등 전문가 1명씩을 배치해 대학생 아이디어가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지도 중이다.

마케터 팀은 오는 12월 3일까지 해당 업소의 스토리텔링과 메뉴 개발, 온·오프라인 홍보, 환경 개선 같은 활동을 한다. 올해 마케터로 지원한 이가혜(경영학과 20학번) 학생은 “지난해 부산경제진흥원의 ‘골목상권 소상공인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책에서 배운 것과 다른 어려움을 직접 부딪치며 알게 됐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포털사이트에 ‘부산대 카레 집’을 검색하면 해당 가게가 맨 위에 올라오도록 온라인 홍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학내 커뮤니티에 가게 홍보 글을 올리고, 영수증 리뷰 이벤트 등을 진행해 재방문을 유도할 생각이다. 고객층을 부산대 학생에서 부산시민으로 확대하기 위해 업소 대표를 설득해 인스타그램 등에 유료광고도 할 계획이다.

부산대는 마케터 활동이 끝나는 12월 중순 성과 교류회와 평가를 해 우수 활동팀 3개를 선정하고, 1등 팀에게는 100만원의 상금과 부산대 총장상을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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