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플레이션 공포” 우려한 IMF, 세계 성장률 전망 낮췄다

중앙일보

입력

국제통화기금(IMF)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언급하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한국의 성장률은 직전 전망치를 유지한 가운데, 물가는 한국 정부의 목표치보다 높은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전망치는 4.3% 유지

IMF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5.9%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7월 내놓은 최근 전망에선 세계 경제성장률로 6.0%를 제시했는데, 이번에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IMF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선진국의 하향 조정 폭이 크다. 선진국은 전 세계적 공급망 차질에 발목을 잡혀 기존 예측보다 0.4%포인트 낮춘 5.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성장률은 직전 전망보다 1.0%포인트 낮은 6.0%로 제시했다. 지난 2분기 미국이 주택·산업 분야 등에서 재고 부족 현상을 겪은 데다 3분기에는 소비도 누그러진 영향이다.

신흥·개발도상국은 일부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원자재 수출이 늘어난 효과로 0.1%포인트 높은 6.4% 성장률을 예상했다. 그러나 전력난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 중국 전망치는 8.0%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인도의 경우 9.5%로 높은 전망치를 유지했다.

IMF “고용 회복 늦더라도 인플레는 잡아야”  

IMF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기관도 세계 주요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7%에서 5.6%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중국의 성장률을 8.2%로 전망했던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은 최근 각각 전망치를 7.8%, 7.7%로 수정했다. 물가 상승이 소비와 생산의 발목을 잡으며 성장이 기존 예상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IMF는 특히 최근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은 올해 말 고점을 찍고 내년 중반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국제 식량 가격은 최근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국제유가(서부텍사스유)는 7년 만에 80달러를 돌파했다. 일부 신흥·개도국에선 환율이 상승하며 수입 물가도 오르는 상황이다.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고 원자재와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현재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IMF의 경고다. IMF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명확할 때까지는 통화정책 긴축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커지면 고용 회복이 지연된다고 해도 통화정책 정상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의 한국 전망, 주요 기관 중 가장 낙관적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긴축 기조로의 전환으로 볼 것이 아니라 완화 정도를 소폭 조정한 것이라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주요기관 2021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요기관 2021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IMF는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가 지난해보다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2.0%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연 2%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4.3%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주요 기관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다. 기획재정부는 “미국(-1.0%포인트) 등 선진국 전망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음에도 한국 성장률 전망은 유지했다”며 “백신 접종률 확대, 수출 증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 등에 따른 것”이라고 자평했다.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은 3.4%에서 3.3%로 낮췄다.

이날 IMF는 저소득 국가에 백신과 유동성을 지원하는 국제 공조를 촉구했다. 각국에는 보건·고용 분야에 우선순위를 둬 재정정책을 펼치되 중기 재정계획에 따라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