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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13일 당무위 수용했지만…"결과 뒤집긴 어려울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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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송영길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송영길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문제삼는 ‘사퇴 후보 득표 무효 계산’에 대한 논쟁을 매듭짓기로 결정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오후 기자들에게 “내일(13일)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미루고 오후 1시 30분 당무위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고 대변인은 “당 사무처에서 대선후보 경선 관련된 특별당규 유권해석을 받는 안건을 당무위에 상정한다”며“(그러면 앞서) 당 선관위가 내린 해석이 유효한지에 대해 의결을 통해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당 핵심 관계자는 “승복되지 않는 부분들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해 정치적 결정을 도출하자는 데 최고위원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당무위보다 하위 의결기구인 최고위에서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 캠프 측이 “결선투표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절차라도 당헌·당규에 나온 대로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김종민 의원)고 반발하자 이날 오후 80여명 규모의 당무위를 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송 대표가 이 전 대표 측 의견을 일정 부분 수용한 모양새다.

송영길 대표는 11일 이재명 후보의 손을 잡고 “하루속히 경기도지사직을 정리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으로 대통령선거를 준비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12일 이 지사는 "원래 계획대로 경기도 국감을 정상적으로 수감하겠다. 경기도지사로서의 할 수 있는 범위까지 최대한의 책임을 다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송영길 대표는 11일 이재명 후보의 손을 잡고 “하루속히 경기도지사직을 정리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격적으로 대통령선거를 준비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12일 이 지사는 "원래 계획대로 경기도 국감을 정상적으로 수감하겠다. 경기도지사로서의 할 수 있는 범위까지 최대한의 책임을 다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당무위는 ‘당무 집행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으로, 당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뿐 아니라 국회부의장, 국회 상임위원장, 시·도당위원장, 당 소속 시·도지사 등이 광범위하게 참석한다. 이 전 대표 캠프 핵심 관계자는 “당무위에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중립적인 인사들이 여럿 포함돼 있어 훨씬 합리적 결론 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극적인 반전을 기대했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상황 변화를 기대할 무대가 일단 열리게 됐지만, 당내에선 “공천장 수여와 청와대 축하 등 공식 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결과를 뒤집기는 이미 늦었다”(친문 중진)는 기류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중립 지대의 당무위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회의가 소집됐으니 의견 개진을 하겠지만, 경선 결과를 뒤집자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을 추진하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당무회의 개최 수용에 대해 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본선 직행을 부른 기존의 특별당규 해석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했다. 고 대변인도 “우리 당 지도부와 선관위는 규정된 절차를 다 지켰다”면서 “당 선관위가 중앙선관위 등 세 군데에 법률 자문도 받았는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을 향해 윽박만 지르기 보다 일부 의견을 수용함으로써 빨리 당을 '원팀 기조'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결국 당무회의 개최 수용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대선 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와 관련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대선 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와 관련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경선이 끝난 뒤 이틀이 지났지만 이 전 대표 캠프는 이날도 당 지도부와 이 후보에 격하게 날을 세웠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설훈 의원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 구속 상황이 안 오기를 바라는데 가능성이 굉장히 커져 있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여러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들었다. 최소한 세 사람의 당사자들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와 같은 강경파도 있지만 이 전 대표 진영도 일사분란한 건 아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결선은 희망사항이다. 일단 승복 가능한 모양새를 갖추자”(수도권 초선)는 온건 기류도 감지된다. 오영훈 캠프 수석대변인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정선거에 대한 주장은 과도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면서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 문제는 현재 단계에서 검토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선 이후 칩거를 이어가고 있는 이 전 대표, 그리고 이낙연 캠프의 앞길에 13일 당무회의 논의가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당무회의 개최와는 무관하게 이 후보에 대한 전방위 지원 태세에 돌입했다. 13일 당무위에 앞서 소집되는 최고위에서 당 차원의 ‘대장동 대응 태스크포스(TF)팀’ 구성을 완료하고 즉시 활동을 선포할 계획이다. 같은날 아침에는 이해찬·추미애 등 전직 당대표들이 참석하는 대선 후보-상임고문단 조찬을 꾸렸다.

광주의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12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무효표 처리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광주의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12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무효표 처리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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