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王자' 수위 높이는 유승민…尹측 "솔직히 洪보다 더 밉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솔직히 요즘은 홍준표 의원보다 유승민 전 의원이 더 밉다.”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에서 ‘윤석열 때리기’ 수위를 높여가는 유승민 전 의원을 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인사가 12일 이런 속내를 털어놨다. 이 인사는 전날 당 경선 TV토론을 거론하며 “홍 의원은 북한 핵 문제를 두고 대립한 정도라면, 유 전 의원은 집요하게 무속인과의 관계를묻고, 이슈화시킨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서 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익명을 원한 캠프 관계자는 “김건희 X파일이나 고발 사주 논란이 일었을 때도 안 그랬는데, 무속 논란이 불거진 뒤엔 지지자의 동요가 크다. 실망했다는 문자메시지가 온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은 이날 캠프 전열을 정비하면서 “손가락만 씻느라 손바닥 왕(王)자를 못 지웠다”고 한 김용남 대변인을 공보특보로 이동시켰다. 캠프 관계자는 “역술인이 드나든다고 소문이 도는 ‘양재동팀’(지지 모임) 등에 대해서도 윤 전 총장이 ‘캠프 외 조직은 두지 말라’며 해체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원희룡(왼쪽 사진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희룡(왼쪽 사진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전 의원은 이날도 윤 전 총장과 역술인과의 관계 등을 지적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오전에는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어떤 사람들의 말에 귀를 빼앗기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직자가 아닌 최순실 말에 휘돌려서 국민의 분노가 촉발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합리나 상식의 영역이 돼야 한다. 북한이 쳐들어와서 점령하는데 그런 사람에게 물어보고 할 것인가. 경제정책을 하는데 그런 걸 물어보고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선 윤 전 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에 대해 “22년째 정치하면서 그런 후보를 처음 봤다”고 쏘아붙였다. 또 ‘고발사주’ 의혹을 거론하며 “이재명-유동규의 관계와 검찰총장(윤석열)과 대검 고위 간부의 관계는 다 똑같은 것 아니겠느냐”고 조속한 수사 결론을 촉구했다. 토론 마무리 발언으로는 “저는 언론을 메이저와 마이너로 구분 안 한다”고도 했다. 고발사주 의혹을 처음 알린 ‘뉴스버스’를 두고 “정치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 말고 메이저 언론을 통해 하라”고 한 윤 전 총장 발언을 비꼰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유 전 의원을 엄호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한 검증을 내부총질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비판이다. 허무맹랑한 천공스승이라는 분이 국사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나”라고 썼다. 이날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을 영입하고 인천을 찾은 홍 의원은 “나는 장모, 각시 의혹이 없다”고 거듭 윤 전 총장을 견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11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유승민 후보, 이 대표, 홍준표·윤석열 후보. 2차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 4명은 이날 광주에서 첫 합동토론회를 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11일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유승민 후보, 이 대표, 홍준표·윤석열 후보. 2차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 4명은 이날 광주에서 첫 합동토론회를 했다. [뉴시스]

한편 윤 전 총장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치켜세우는 식으로 손을 내밀었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경기지사를 이길 대책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원 전 지사가 지적했는데 100% 동감”이라고 했다. 또 '화천대유 1타 강사 원희룡'에 대해 “어떻게 이처럼 문제의 핵심을 콕 짚나. 능력이 부럽기까지 하다. 미래가 기대된다”고 적었다.

그런 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내부자들은 모두 그분, 이재명 지사를 가리키고 있다”는 글을 추가로 올렸다. 비슷한 시각, 원 전 지사도 페이스북에 “이 지사가 옥살이하며 대선을 치를 셈인가”라는 글을 적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준표-유승민 후보의 협공 모드에 대응해 윤 전 총장이 ‘이재명 때리기’를 연결고리로 원 전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