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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금만 60억원…부자 테러 단체 IS의 금고지기 체포됐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11일 이라크군이 체포했다고 밝힌 사미 자심 알 자부리. EPA=연합뉴스

지난 11일 이라크군이 체포했다고 밝힌 사미 자심 알 자부리. EPA=연합뉴스

현상금만 500만 달러(약 59억 9400만원)에 달하는 남성이 붙잡혔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자금 조달 책임자인 사미 자심 무하마드 알자부리다. 무스타카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 성명을 통해 자심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60억원에 가까운 현상금을 받은 인물이 있는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A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알카드히미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이라크 국가정보국은 테러 자금 관리 책임자이자 (IS 지도자였던) 아부 바르크 알 바그다디의 대리인인 자심을 붙잡기 위한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라크군이 수행한 가장 어려운 작전이었다”고 치켜세웠다. 자심이 체포된 날짜나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최고 부자 테러단체” IS 재무장관 격

11일(현지시간) 이라크군이 체포했다고 공개한 사미 자심 알 자부리. AF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이라크군이 체포했다고 공개한 사미 자심 알 자부리. AFP=연합뉴스

하찌 하미드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자심은 IS의 재무장관 격으로 활동했다. IS의 재력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원은 불법 판매와 약탈이다. 석유와 가스, 광물 등 자원을 빼돌려 판매하고 이라크와 시리아의 유물을 약탈하거나 외국인 등을 납치해 몸값을 챙기며 수익을 창출했다. IS 전신인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AQI) 고위지도자로 있다가 2012년 IS 지도자인 알 바그다디를 만나 그의 오른팔로 악명을 떨쳤다.

미국 재무부는 2015년 자심을 특별 테러리스트로 지정하고 제재 명단에 올렸다. 2016년 쿠르드지역안전보장회의(KRSC)는 미 특수부대와의 합동작전에서 자심이 사망했다고 보고했지만,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테러 정보 신고·포상 프로그램인 ‘정의를 위한 보상’에선 자심을 포함한 ISIS 지도자 3명에 대해 현상금 500만 달러를 내걸어 그의 생존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라크군 정기적 공격…존재감 여전 

가디언에 따르면, 2014년 중반 이후 자심은 시리아에서 주로 지냈지만, 최근엔 IS가 여전히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이라크의 안바르 지방을 자주 오갔던 것으로 알려진다. 알 바그다디가 사망한 이후로는 그가 이전에 보인 자금 조달 능력을 상당히 잃긴 했지만, 최근 몇 달간 이라크 북부 도시 키르쿠크에서 종종 이라크군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공격을 감행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테러 정보 신고ㆍ포상 프로그램인 ‘정의를 위한 보상’은 사미 자심 무하마드 알 자부리(가운데)에 대해 현상금 500만 달러를 내걸었다. 사진 미 국무부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테러 정보 신고ㆍ포상 프로그램인 ‘정의를 위한 보상’은 사미 자심 무하마드 알 자부리(가운데)에 대해 현상금 500만 달러를 내걸었다. 사진 미 국무부

한편 일각에선 알카드히미 총리가 자심의 체포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라크는 IS와의 전투에서 승리에 도취해 부정부패가 만연한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가 격화하자 지난 10일 1년 앞당겨 조기 총선을 실시했지만, 보이콧과 무관심 속에 투표율은 사상 최저 수준인 41%를 기록했다. 알카드히미 총리는 선거 당일인 10일 기자들에게 “오늘은 선거에 집중하고 싶어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여러분은 내일(월요일) 매우 중요한 안보 성과를 듣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과반수를 확보한 정당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총리를 선출하기까지 최소 한 달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알카드히미 총리가 이 점을 노려 이번 발표를 통해 이라크군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재집권을 노리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의 싱크탱크 센추리재단 분석가인 사자드지야드는 텔레그래프에 “(이번 발표는) 알카드히미의 총리 연임에 시의적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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