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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된 사람, 더 행복하진 않더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결론

중앙일보

입력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휘도 임번스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EPA=연합뉴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휘도 임번스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 EPA=연합뉴스

"내 연구에서 복권 당첨자들이 복권에 당첨되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휘도 임번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같이 말하며, '보장된' 기본소득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결과에 대한 자신의 연구를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APTN 등에 따르면 임번스 교수는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매사추세츠주에서 복권에 당첨된 500여 명을 포함해 조사를 했다"며 기본소득을 받는다고 해도 이를 받는사람들이 근로 의욕이 떨어지는 등 큰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복권 당첨자와 미당첨자의 비교 연구를 통해 기본소득이 ▶노동력 공급 ▶근로 시간 ▶소득 등에 미치는 영향과 인과관계를 연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50만 달러(약 6억원)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20년간 매년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씩 받을 경우 이는 보장된 기본소득과 매우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받아도 근로량 크게 바뀌지 않아" 

인번스 교수는 "우리는 (기본소득이) 분명히 노동력 공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장된 소득을 받은 사람들에게 일정 부분 변화를 가져왔다"면서도 "(하지만) 기본소득 수령자들이 그들의 근로량을 그렇게 많이 바꾸지는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을 함께 받은 조슈아 앵그리스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대 교수도 각각 온라인 회견을 열었다.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대 교수. AP=연합뉴스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대 교수. 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조슈아 앵그리스트 MIT교수가 손녀 벨라와 함께 온라인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조슈아 앵그리스트 MIT교수가 손녀 벨라와 함께 온라인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 고용영향 없지만 균형은 있어야"  

1992년 최저임금을 올린 뉴저지주와 그렇게 하지 않은 이웃 펜실베이니아주의 비교 연구를 통해 '최저임금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논문으로 주목받았던 카드 교수는 자신의 과거 연구에 대해 결론보다는 방법론에 더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연구결과 중 중요한 건 모두의 생각과 달리 반드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점이 아니다"라며 "임금이 어떻게 책정되는지에 대해 다른 사고방식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임금이 올라가면 고용에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고용주의 수익이 낮아진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노동자 임금과 고용주의 이익 사이에 기본적인 균형이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 교수는 "(92년 논문발표) 그 당시 결론에 대해 다소 논란이 있었다"며 "일부 경제학자들은 우리의 결론에 회의적이었고, 마치 '상온 핵융합 연구 스캔들'처럼 우리를 비난했다"고 회고했다. '상온 핵융합 연구 스캔들'은 89년 미 유타대 교수진이 "상온에서 행융합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미 물리학회가 근거없다고 결론낸 사건이다.

"노벨상 전화? 처음엔 장난전화인줄 알았다" 

한편 카드 교수는 노벨상 수상 연락을 처음 받고는 장난전화라고 여겼다고 한다. 그는 "장난을 좋아하는 친구의 소행이라고 생각했다가 휴대전화에 찍힌 번호가 정말 스웨덴 번호인 것을 보고 '어쩌면 환상적인 일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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