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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측 진상조사 요구 "심석희 관련 의혹 밝혀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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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함께 넘어진 심석희(오른쪽)와 최민정이 일어나 다시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2월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함께 넘어진 심석희(오른쪽)와 최민정이 일어나 다시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23·성남시청)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심석희(24·서울시청)의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최민정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12일 "최근 매체를 통해 공개된 평창 올림픽 당시 심석희와 국가대표 코치의 대화 내용과 실제 경기에서 일어난 행위를 엄중한 사항이라고 판단했다"며 "대한빙상경기연맹과 평창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팀 관리 및 운영 총괄의 책임이 있는 대한체육회에 11일 공문을 발송했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고의충돌 의혹 등을 비롯해 심석희와 해당 국가대표 C코치와 관련된 의혹들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 매체는 심석희가 평창올림픽 당시 대표팀 모 코치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입수해 보도했다. 심석희는 이 대화에서 동료 선수를 비하했다. 또 고의 충돌 의혹을 낳는 대화도 주고 받았다. 심석희는 당시 모 코치와 나눈 대화에서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브래드버리(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꼴찌로 달리다 앞선 선수들이 넘어져 우승한 선수) 만들어야지"라고 했다. 심석희는 며칠 뒤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개인 1000m 경기에서 최민정과 충돌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심석희가 페널티를 받아 실격됐다. 5위로 들어온 최민정이 4위가 됐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심석희는 11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일부 인정하고 사과하면서도 고의 충돌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충격을 받았을 김아랑(26) 선수와 최민정(23)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올림픽 결승에서 제가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 추후 진상조사를 통해 많은 분들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민정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심석희는 2018년 2월11일부터 16일까지 최민정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여자 브래드 버리를 만들자'는 내용을 주고받았다. 이후 2018년 2월 22일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실격 처리된 심석희는 경기 당일 밤 코치와 '그래도 후련하겠다. 최고였어'라는 대화를 나눴다. 이 내용은 충돌이 우연이 아닌 고의로 일어났음을 짐작게 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올댓스포츠의 구동회 대표는 "최민정은 당시 대표팀 동료(심석희)와의 충돌 때문에 유력했던 금메달을 어이없게 놓쳤고, 무릎인대를 다치는 심한 부상을 입었다"며 "심석희와 코치가 최민정을 고의로 넘어뜨렸다면 이는 승부조작을 넘어 최민정에게 위해를 가한 범죄행위라고 볼 수 있다.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이 이에 대한 진상파악 및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2위를 차지해 올림픽 진출권을 따냈다.

올댓스포츠는 "최민정은 심석희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같이 훈련하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와 부담이 되고 있다. 이는 곧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최민정은 이번 일로 인한 충격으로 같은 상황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정신적으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향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고의 충돌 논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일단 심석희를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했고, 다음 주 월드컵 시리즈 출전 명단에서도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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