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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라벨 시대 열렸다…쉽게 떼지고, 잉크도 씻기고

중앙일보

입력

SKC 에코라벨이 부착된 음료수 폐트병. [사진 SKC]

SKC 에코라벨이 부착된 음료수 폐트병. [사진 SKC]

재활용 과정에서 골칫거리로 꼽히던 페트(PET)병 라벨이 친환경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1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재활용 세척 과정에서 페트병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라벨 자체는 물 위로 뜨면서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수축 다층 폴리올레핀 라벨’을 개발했다. 롯데케미칼은 원료 개발과 가공 기술을, 롯데알미늄은 인쇄를, 동일화학공업은 필름 제조를 각각 맡았다. 3사는 지난해부터 공동 개발을 진행했고,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으로부터 국가공인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페트병 라벨은 접착식과 수축라벨 두 종류로 나뉜다. 롯데케미칼이 개발한 수축라벨은 물에 잘 뜨고, 기존 제품보다 절취선을 떼는 게 쉽다. 페트병에는 식품 정보를 위해 라벨을 부착해야 하지만, 분리가 되지 않으면 페트병 재활용이 쉽지 않다. 최근 무(無)라벨 생수가 출시되고 있지만, 식품관리법상에서 여전히 식품 성분 표기가 필요해 생수 제품 외에는 라벨을 꼭 사용해야 한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개발한 수축라벨을 통해 페트병의 재활용하는 데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화업계는 지난 여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라벨 뜯고 버리기’ 캠페인을 펼쳤다. [사진 SK이노베이션]

석화업계는 지난 여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라벨 뜯고 버리기’ 캠페인을 펼쳤다. [사진 SK이노베이션]

이에 앞서 국내 석화업계가 개발한 친환경 라벨은 해외에도 진출했다. 주인공은 SKC의 ‘에코라벨’이다. SKC는 지난 7월 미국 이스트만(Eastman)과 에코라벨 관련 특허 사용 허락(라이센싱)과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북미·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기간은 20년이다. 이스트만은 휴대용 고급 물병, 의료용 기기, 가전 제품, 화장품 용기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글로벌 소재 기업이다.

에코라벨은 재활용이 가능한 세계 첫 페트병 수축라벨이다. 페트병과 같은 소재인데 재활용 공정에서 잉크가 씻겨져 나간다. 덕분에 분리 폐기해야 했던 다른 라벨 제품과 달리 재활용이 쉽고, 폐기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가 적다. 2016년 미국 플라스틱재활용업체협회(APR)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고, 2019년 에코라벨이 부착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석화업계는 친환경 라벨 생산과 함께 ‘라벨 뜯고 버리기’ 캠페인을 하는 등 라벨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7~8월 SK이노베이션·SK지오센트릭과 한국도로공사는 전국 199곳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페트병 라벨 문제를 직접 체험하고 해결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다. 페트병 순환체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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