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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조영욱 "기성용이 세워준 목표 7골 꼭 해내겠다"

중앙일보

입력

FC 서울 공격수 조영욱.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 공격수 조영욱.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턱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꼭 이루고 싶다." FC서울 공격수 조영욱(22)이 선배 기성용이 내준 숙제를 잘 풀어나가고 있다.

프로 4년차 조영욱은 올 시즌 5골을 넣었다. 휴식기 전까지 한 골도 넣지 못했지만 최근 8경기에서 몰아쳤다. 조영욱의 활약 덕택에 서울도 살아났다. 최하위에 처지며 강등 위기에 몰렸지만 안익수 감독 부임 후 5경기 무패(2승 3무)를 이어가며 9위까지 올라섰다.

조영욱은 "팀이 무패를 이어가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좋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안좋았지만 팀이 긴 슬럼프였다. 무승(10경기 연속)이 오래 가서 마음이 무거웠다"고 돌이켰다. 올 시즌 어깨 부상을 당하기도 했던 그는 "경기 중에 탈구되는 느낌을 받았다. 라커룸에서 바로 치료했고, 재활을 통해 좋아졌다"고 했다.

안익수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지낼 당시 조영욱을 지도했다. 조영욱은 "감독님이 오는 게 결정됐을 때 예전 기억을 많이 떠올렸다. 그때도 나를 좋아해주셨다. 나도 감독님을 아니까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게 머리에 자연스럽게 떠올랐다"고 웃었다.

조영욱은 지난달 26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선 결승 골과 함께 페널티킥을 유도해 2-0 승리를 이끌고 라운드 MVP에 올랐다. 그는 "패스 훈련 도중 감독님이 'MVP에게 박수'라고 하셨다. '라운드 MVP만 하고 끝낼거냐'고도 했다. 당근과 채찍으로 동기를 부여해준다"고 전했다.

전북전에서 골을 넣은 뒤 오스마르와 환하게 웃는 조영욱. [뉴스1]

전북전에서 골을 넣은 뒤 오스마르와 환하게 웃는 조영욱. [뉴스1]

라운드 MVP를 넘어 9월의 선수상 후보에도 올랐다. 팬투표에선 백승호(전북)에게 근소한 차로 밀렸지만, 경기평가위원회 비중(60%)이 높아 역전이 가능하다. 조영욱은 "승호 형과 친한데, 동생한테 양보해줬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했다.

수원은 최근 '매탄소년단'이라 불리는 유스 출신 선수들이 활약중이다. 서울의 젊은 선수들도 자극을 받고 있다. 조영욱은 "오산고 출신 후배들이 특히 그렇다. 서울에도 좋은 어린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이 빠르게 빛을 보일 것이다. 최근에는 그 선수들의 출전이 늘어나서 팀에 활기가 돌고 패기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조영욱은 지난 3일 대구전에서 K리그1 통산 100번째 경기에 출전했다. 리그 경기 기준으로는 최연소(22세 7개월 28일)다. 조영욱은 "굉장히 영광이지만 곧 깨질 기록이다. 대신 최연소 200경기에도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영욱은 '질문왕'이다. 특히 현재 룸메이트인 기성용, 원클럽맨 고요한 등 선배들에게 많은 걸 물어본다. 그는 "생활 패턴을 많이 묻는다. 이를 테면 '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같은 것이다. 축구적인 부분도 물론 많이 한다. 경기 스타일은 달라도 형들이 축구선수로서의 노하우를 많이 해줬다"고 했다. 그는 "형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배들이 받쳐준 덕분에 나도 잘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FC 서울 기성용.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 기성용.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워낙 아끼는 후배인지라 기성용은 올시즌 조영욱의 시즌 목표도 정해줬다. 7골 3도움. 휴식기 전까지 무득점이었지만 6경기를 남겨둔 현재(5골 1도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조영욱은 "시즌 중반까진 '턱도 없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해내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고 했다.

위기는 벗어났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최하위 광주(29점)와 서울(34점)은 승점 5점 차에 불과하다. 조영욱은 "입 밖으로 '강등'이란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위로 올라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솔직히 순위는 최하위권이다. 안주하지 않겠다. 남은 6경기에서 무패를 이어가 파이널B에서 제일 높은 자리(7위)를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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