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11월 추가 금리 인상 고려"…인상 소수 의견도 나와

중앙일보

입력 2021.10.12 09:48

업데이트 2021.10.12 12:2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하지만 다음 달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언급이 덧붙었다.

금통위는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8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린 금통위는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데다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전망에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잠깐 숨고르기를 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상황이 예상대로 간다면 11월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통위에선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도 나와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 커졌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지원 위원과 서영경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나타냈다”고 밝혔다.

경제 상황도 금리 인상을 가리키고 있다. 가계 빚이 1806조원(2분기 말 기준)을 돌파하며 빠르게 불어나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분 목표치(5~6%)의 턱밑까지 온 상태다.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국제 공급망 병목 현상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한미기준금리추이(10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미기준금리추이(10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런 상황 속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불안한 경기 흐름, 그리고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했지만 코로나19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생산과 소비 등의 국내 경제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달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지난 8월의 생산·소비·투자가 3개월 만에 일제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또 인플에이션 고착화 우려와 국제 공급망 충격이 금융시장에 퍼지면서 지난 5일 코스피는 반년 만에 3000선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말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87명이 이날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8월 금통위 당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인원(67명)보다 20명이 많았다.

금투협회는 “금융 불균형이 심화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나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중국의 헝다그룹 채무불이행 등 불확실한 대외여건 및 8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정책효과 관망으로 10월 기준금리 동결 응답자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전문
□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75%)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 세계경제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와 미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요국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었으며, 주가는 하락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경제는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설비투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으며,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둔화되었던 민간소비도 최근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가 지속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가 백신 접종 및 그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 추경 집행 등으로 점차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8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반 수준을 지속하였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하여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대체로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장기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주가는 상당폭 하락하였다.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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