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부모상담소]"용돈 주는데도 '슬쩍'…아이템 샀대요"

중앙일보

입력 2021.10.12 06:00

중앙일보가 ‘괜찮아, 부모상담소’를 엽니다. 밥 안 먹는 아이, 밤에 잠 안 자는 아이,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사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위해 ‘육아의 신’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가 통쾌한 부모 상담을 해드립니다. 이번엔 NHN에듀 ‘아이엠스쿨(http://iamsch.net/LJVq)’ 학부모 커뮤니티 ‘톡톡톡’을 통해 받은 상담 사연입니다.

아이가 돈을 훔쳐 게임 아이템을 샀어요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휴대폰도 훔치고, 친구들 돈도 훔쳐요. 집에 있던 돈도 슬쩍 하고요. 알고 보니 아이가 게임 아이템을 샀는데, 100만원이나 썼더라고요. 혼을 내도 안 되고요, 하다 하다 지구대에서 훈육을 받기도 했어요. 그래도 훔치는 나쁜 행동이 고쳐지질 않아요. 용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걸 어떻게 막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좋을까요. (skwkaxld님)

괜찮아 부모상담소 11회. 김지선 PD

괜찮아 부모상담소 11회. 김지선 PD

신의진 교수의 조언 부모님이 얼마나 안타까운 마음일까요. 하지만 아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냉정하게 좀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어요. 아이가 왜 이럴까, 어떤 상태일까요. 지금 사연으로만 본다면 아이는 게임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달래도 보고, 야단도 쳐봐도 안 되는 이유는 아이가 일종의 통제 불능 상태에 들어갔다고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부모님께서 이 부분을 이해를 해주시면 문제 해결이 실마리가 생기지 않을까 해요.

일반적인 방법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근데 문제는 아이가 잘 전문가를 안 만나려 하거든요. 사춘기 때 이런 현상이 올 수 있는데, 노력하면 분명히 좋아져요. 하지만 전문가를 만나게 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수 있어요. 아이의 욕구를 좀 해결해주는 조건을 건다거나 해야 하고요, 억지로 통제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통상 아이가 어떤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부모가 세 번 정도 같은 방법을 썼는데 안 먹히면요, 그건 안 되는 겁니다. 강도를 높이는 건 의미가 없어요.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보셔야 하는데, 부모님들이 같은 방식을 열번 스무번 하시기도 하거든요. 강도를 점점 높이다 보면 아이와 사이가 벌어져요. 반감이 생기고,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아요. 이럴 때는 차라리 다른 방법으로 통제할 방법이 있는지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필요해요.

혹시 우리 아이 게임 중독일까요? 

중학생 아들이 너무 게임에만 빠져있어요. 외아들인데 맞벌이 자영업 가족이거든요. 아빠와 관계가 좋지 않아서 예민하게 반응해요. 사실상 아무런 훈육도 못 하고 있어요. 코로나로 학교도 못 가게 되면서 더 심해지고, 잘 먹지도 않고 밖에 나가지도 않아요. 낮과 밤이 바뀌어 있고, 상담이나 치료도 받으려 하지 않고요. 게임을 막으려고 하면 소동이 일거나 아이가 폭력적으로 나와요. 아빠가 게임을 못하게 한마디만 해도 아빠를 해치겠다는 투로 말해서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voll0516님)

신의진 교수의 조언 앞선 사례와 비슷한데요, 사실은 이건 한 개인의 부모가 감당하기에 어려운 숙제 같아요. 게임에 빠져버린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 말을 잘 안 듣기 때문에 가정에서 조절이 어려워요. 선진국으로 갈수록 이런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있거든요. 심리 프로그램이나 캠프 프로그램이요. 불행히도 우리 사회에는 이 부분이 약해요. 한 곳을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성가족부에서 하는 국립청소년 인터넷 드림 마을(http://nyit.or.kr/user/index.asp)이 있어요. 기숙형 치유 캠프라고 해서 11박 12일로 해요. 더 어린 초등학생의 경우는 가족 단위로 하는 가족 캠프도 있어요.

우리가 먹고사는 것에 바빠 아이와 정서적 유대감을 소홀히 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부모님께서 흔히 하는데요. 이렇게 심각하게 되었을 때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서, 자기 치유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것을 마련해 놓기도 하니까, 아이와 의논을 잘해서 이런 곳을 데리고 다녀오시면 어떨까 해요.

새벽까지 웹툰 보고 게임 방송만 봐요

중학생 딸 아이 엄마입니다. 아이가 매일 유튜브만 보고, 새벽까지 웹툰 보고, 게임 방송만 봐요. 곧 고등학교도 가야 하는데 성적은 바닥이에요. 진로에 대해 아이가 되레 저에게 어느 고등학교 가야 하냐고 물어봐요. 제가 일하는 워킹맘이다 보니 많이 챙기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지만 저한테만 의지하는 딸을 보면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이 사연을 쓰는 동안에도 아이가 게임 방송에 댓글 달면서 혼자서 좋아하고 있네요. 참 걱정입니다. (뿔은곰팅님)

신의진 교수의 조언 저는 긍정적인 면이 보이기도 해요. 재미있어 하는 것이 확실하잖아요. 유튜브 보고, 게임도 하지만 너무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아이가 좋아하는 유튜브가 어떤 내용이지, 왜 이렇게 아이가 재미있어할까?” 이렇게 한번 봐주세요. 그리고 이거 외에 또 재미있어 하는 것은 뭔가, 아이 흥미가 왜 여기에 있는지를 어머님이 이해를 먼저 해주세요. 창의적인 일을 잘하는 아이도 많거든요. 유튜버가 되는 아이들도 많고요. 아이가 단순히 중독이어서 하는 느낌보다 흥미가 많이 있고, 왜 흥미를 이렇게 갖는지를 이해해본다면 다른 시각으로 아이를 볼 수 있을 것도 같아요. 그럼 ‘어? 우리 아이 재능을 키워줄 다른 건 없나?’ 생각하는 부모님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자기조절 능력 길러주세요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못 하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님이 유의해야 할 것이 있어요. 일단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자기조절 능력을 배워야 해요. 하루에 3개 정도의 과제를 해보는 거예요.

예를 들면 아침에 몇시에 일어나서, 숙제는 몇시에 하고, 자기 전에 휴대폰은 맡긴다 이런 식으로요. 하루에 지켜야 할 과제 3~4개를 주고, 엄마가 계산을 동그라미표, 세모표, 엑스표로 해주세요. 동그라미는 아이가 스스로 했을 때, 세모는 엄마가 시켜서 했을 때, 엑스표는 시켜도 안 할 때 치고요. 지키게 되면 확실히 상을 주세요. 사춘기 때는 못해요.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은 해요.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머리를 통제하는 규칙을 배울 수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나중에 사춘기가 돼도 스스로 통제를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자기조절 능력을 꼭 길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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