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중금속 바다'…중국서 강물 타고 수은이 '콸콸콸'

중앙일보

입력 2021.10.12 06:00

업데이트 2021.10.12 08:04

지난 1월 중국 동부 장쑤성 난퉁 부근에서 촬영한 양쯔강의 화물선 모습. 유량이 많은 만큼 양쯔강을 통해 연안으로 유입되는 수은의 양도 동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AP=연합뉴스

지난 1월 중국 동부 장쑤성 난퉁 부근에서 촬영한 양쯔강의 화물선 모습. 유량이 많은 만큼 양쯔강을 통해 연안으로 유입되는 수은의 양도 동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AP=연합뉴스

한·중·일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드는 유해 중금속 수은의 양이 전 세계에서 해양 유입량의 10%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로 인해 동아시아 연안 해수 속의 메틸수은 농도가 전 세계 평균의 22배에 이르는 등 수은 오염의 '고위험 지역(hot spot)'으로 지목됐다.

중국 베이징대학 연구팀은 최근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국제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공기를 통해 바다로 들어오는 양보다 강을 통해 바다로 들어오는 수은의 양이 3배이고, 동아시아 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수은의 양은 연간 95톤(95 메가 그램)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는 수은의 양 가운데 10%가 중국 연안과 한반도 주변 해역 등 동아시아 연안 해역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전 세계 강을 통해 해양으로 들어오는 수은의 양이 약 1000톤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저널에 각각 게재된 논문에서 제 1저자는 류 마오디안으로 동일하고, 다른 저자들도 상당수가 겹친다.

최근 논문에서 연구팀은 2015~2016년 중국 내 15개 큰 강과 북한-중국 경계인 압록강 수질 시료에서 수은 농도를 측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내 작은 강과 남·북한, 일본의 강을 통해 유입되는 수은의 양은 모델링을 통해 추정했다.

분석 결과, 동아시아 지역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수은 가운데 88%인 84톤은 중국이 차지했고, 특히 16개 큰 강을 통해 유입되는 것이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창장(長江·양쯔강), 황허(黃河·황하), 주장(珠江) 등 3개의 강을 통해 유입되는 것만도 전체 동아시아 유입량의 71%를 차지했다.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드는 수은의 10% 차지

자료: 환경과학기술 국제 저널 (2021년)

자료: 환경과학기술 국제 저널 (2021년)

남한과 북한의 강을 통해 바다로 들어오는 수은의 양은 각 1.6톤으로 추정됐고, 동아시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 1.7%였다.
한강을 통해 유입되는 양을 연간 0.38톤, 만경강을 통해 유입되는 양을 연간 0.33톤으로 추정됐다.

일본에서는 8.3톤이 강을 통해 유입돼 동아시아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해역별로 보면, 강을 통해 보하이(발해)로 들어오는 수은의 양이 연간 11톤, 서해로는 3.2톤, 동해 3.9톤, 오호츠크해 0.18톤, 일본 태평양 연안 4.7톤, 동중국해 59톤, 남중국해 14톤 등이었다.

수은 유입 모델링. 지도에서 강을 통한 유입량은 위도와 경도 0.1° x 0.1°의 면적 범위에서, 대기를 통한 침정량은 위도와 경도 각각 1/2° x 2/ 3° 범위에서 나타낸 것이다. 자료: 환경과학기술 국제 저널 (2021년)

수은 유입 모델링. 지도에서 강을 통한 유입량은 위도와 경도 0.1° x 0.1°의 면적 범위에서, 대기를 통한 침정량은 위도와 경도 각각 1/2° x 2/ 3° 범위에서 나타낸 것이다. 자료: 환경과학기술 국제 저널 (2021년)

이와는 별도로 서해의 경우 대기를 통해 유입되는 수은의 양이 동중국해와 같은 10톤이나 됐고, 동해에서도 대기를 통한 유입이 2.1톤인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수은이 대량 유입되면서 동아시아 연안 바닷물에는 총 수은 농도와 총 메틸수은 농도가 전 세계 연안의 평균치의 18배와 22배에 이른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연구팀은 이 때문에 동아시아 연안 해역이 전 세계적으로 수은 오염의 '고위험 지역'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동아시아 연안 해역의 체적(부피)은 전 세계 연안 해역의 3.6%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하천을 통해 들어오는 수은의 4,.8~48%를 차지한다"며 "동아시아 바다로 들어온 수은 가운데 절반 이상이 대륙붕에 퇴적돼 메틸수은의 잠재적 공급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안에서는 육상에서 들어오는 영양물질이 많아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한데, 연안 해역에 수은이 많이 유입되면 메틸수은 생성도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년 25만명에 지적 장애 유발 

지난 1972년 6월 9일 유엔 환경 회의 기간 동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치소-미나마타 병의 희생자인 세 명의 일본 시위대가 수은 오염 문제에 항의하고 있다. 미나마타병은 유기수은에 오염된 해산물을 먹고 중추신경계 장애가 발생한 경우다. 치소는 수은을 일본 미나마타만으로 방류한 화학공장이다. AFP=연합뉴스

지난 1972년 6월 9일 유엔 환경 회의 기간 동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치소-미나마타 병의 희생자인 세 명의 일본 시위대가 수은 오염 문제에 항의하고 있다. 미나마타병은 유기수은에 오염된 해산물을 먹고 중추신경계 장애가 발생한 경우다. 치소는 수은을 일본 미나마타만으로 방류한 화학공장이다. AFP=연합뉴스

수은은 퇴적토 등 무산소 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 메틸수은으로 바뀐다.
유기수은인 메틸수은은 '생물농축 현상'에 따라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생물 체내에 대량으로 축적되고, 수산물을 먹는 사람의 건강도 위협할 수 있다.

수은은 강력한 신경독성 물질로 매년 전 세계에서 25만 명에게 지적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한·중·일 3국은 세계 수산물 생산량의 43%를 차지하고 있고, 생산량의 95% 이상이 연안 어업에서 발생하는 만큼 동아시아 하천을 통해 유입되는 수은의 양을 실제 측정해서 위험도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850년 이후 전 세계에는 100만톤의 수은이 인간의 활동으로 자연계에 방출됐고, 이로 인해 전 세계 해양 표층수의 수은 농도는 3배가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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