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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믿고 행패" 결국 징계…그 별동대 2명, 檢 타깃됐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9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모습. 뉴시스

지난달 29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모습. 뉴시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의 민간사업자 공모를 5개월 앞둔 지난 2014년 9월,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5명의 직원을 공개채용하는 공고문을 올린다. 그간 일반직과 기능직 직원만 채용하던 것과 달리 전문직 2명의 모집이 포함된 이례적인 공고였다.

각각 회계와 법률 분야 전문가로 최종 합격해 대장동 개발 사업의 틀을 짠 이들은 이후 회사 생활이 순탄치 않았다. 직원 폭행과 근무태만으로 징계를 받아 직급이 강등됐고, 지금은 수차례 검찰조사를 받는 처지다. 정영학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 근무 이력을 지닌 김모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의 얘기다.

성남도공에 입사한 남욱·정영학 인맥 2인방

지난 2014년 9월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올린 직원 공개채용 모집 공고. 전문직 2명 모집에는 정영학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 근무 이력이 있는 김모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가 나란히 합격했다.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4년 9월에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올린 직원 공개채용 모집 공고. 전문직 2명 모집에는 정영학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 근무 이력이 있는 김모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가 나란히 합격했다. 홈페이지 캡처

이들은 채용 직후 ‘유동규 별동대’라고 불린 전략사업실에 배치돼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무를 총괄했다. 당시 김 회계사가 전략사업실장(3급)을, 정 변호사가 투자사업팀장(4급)을 맡았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이 직속상관이었다. 논란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와 비정상적인 이익 배분 구조, 공모지침서 작성 등이 모두 전략사업실에서 이들의 손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유동규 별동대 2인’의 회사 생활은 공사 내에서도 논란의 연속이었다. 김 회계사는 부하 여직원에게 욕설과 폭행을 저질렀고, 정 변호사는 근무시간 중 수영과 필라테스 강습을 신청하고 근무지를 상습적으로 이탈했다. 당시 사정에 밝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공사 내에서 두 인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며 “정 변호사가 근무시간에 반바지를 입고 슬리퍼 끌고 다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내에선 유 전 본부장을 믿고 저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고 덧붙였다.

대장동 총괄, 그러나 둘 다 징계받고 강등

결국 김 회계사는 욕설과 폭행을 한 혐의로 약식기소 돼 벌금 50만원형을 받고 직급이 강등됐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5월 근무 태만 사유로 해임됐다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해 지난해 8월 복직 판정을 받았다.

당시 정 변호사는 구제신청서에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을 맡아 공사의 이익으로 약 1800억원을 벌어들이는 기획을 했다” “이재명 지사 선거법 위반 사건의 참고인으로 6개월간 조사를 받고 법정 증인으로 나가 무죄를 받게 해 회사가 입을 손해 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등 공헌했다” 등의 내용을 적었다. 4급에서 5급으로 강등돼 복직한 정 변호사는 지난 2월 퇴사했다.

‘유동규 별동대’ 2인의 입에 주목하는 檢

[그래픽] 화천대유 김만배 소환, 주요 엇갈린 진술 [그래픽] 화천대유 김만배 소환, 주요 엇갈린 진술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11일 검찰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김 씨를 둘러싼 핵심 의혹은 김 씨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천화동인 1~3호의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지와 정관계 로비 의혹도 주요 관심사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그래픽] 화천대유 김만배 소환, 주요 엇갈린 진술 [그래픽] 화천대유 김만배 소환, 주요 엇갈린 진술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11일 검찰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김 씨를 둘러싼 핵심 의혹은 김 씨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천화동인 1~3호의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지와 정관계 로비 의혹도 주요 관심사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김 회계사와 정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수사에서는 다시 ‘키맨’으로 떠올랐다. 유동규-남욱-정영학과 연결되는 메신저이자 정보를 꿰고 있는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연이어 이들을 소환하며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 8일 김 회계사를 불러 조사한 데에 이어 지난 9일엔 이틀에 걸쳐 정 변호사를 소환조사했다. 자정을 넘겨 16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정 변호사는 그다음 날에도 10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0시쯤 귀가했다.

이미 엇갈린 진술…수사 키맨으로 떠올라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의 엇갈린 진술에 주목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9일 검찰에서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자기 것이고, 김만배씨에게 차명으로 맡겨 놓았다’고 여러 차례 말한 적이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자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뇌물 700억원에 대해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와 대화하면서 (돈을) 줄 수 있느냐고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고 실제 약속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11일 검찰에 출석한 김만배씨는 “천화동인1호 실소유주는 바로 저”라며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주인이라면 저한테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정민용 변호사한테 돈을 빌렸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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