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 '변호사비 의혹'에 침묵…김만배 "유언비어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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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추미애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추미애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법률지원단장(변호사)가 20여억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당사자는 물론 이재명 캠프가 닷새째 구체적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 친문재인 단체가 지난 7일 “이 변호사가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상장사 주식 20여억원 상당을 받았다는 녹취가 있다”며 이재명 후보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한 데 대해 대해서다. 그 사이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제기된 상장사 S사와 계열사에 이 후보 변호인과 측근들이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며 의혹은 커지고만 있다.

이재명 변호사비 의혹, ‘대장동 전담팀’ 중앙지검 배당될까

1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은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한 갈래로 판단하고 전담 수사팀이 꾸려진 중앙지검에 해당 사건을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강성 ‘친(親)문재인’ 성향의 깨어있는시민연대당(깨시연)이 지난 7일 대검에 고발한 이후 연휴가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배당 부서가 정해지지는 않았다.

이재명 캠프 측은 고발 직후 입장문을 통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캠프 측은 “특정 단체 소속 인사가 의도를 갖고 이 후보를 왜곡·음해한 것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이미 확보했다”며 “고발단체가 이 후보를 무고한 데 대해 즉각 사과하고 고발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관용 없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후 깨시연은 사과나 고발 철회를 하지 않았지만 이재명 캠프 측은 11일 현재까지 이 단체에 아무런 법적 조치를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캠프 측은 또 지난 8일 입장문 외에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왜곡·음해라는 입증 자료 역시 제시하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는 의혹의 당사자인 이 변호사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이재명 캠프 측은 “이미 발표한 입장과 달라진 것 없다”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만 강조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장사 주식 출처 의심 받는 S사엔 이재명 변호인, 측근들 포진

깨시연은 고발장에서 이 변호사를 지목하며 “이 후보로부터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원과 3년 후에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여억원 상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의 변호인으로 합류해 검찰의 무혐의 결론을 이끌었다. 이 후보가 친형 이재선씨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 입원,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업적 관련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의 1심과 2심, 파기환송심 변호인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깨시연은 수임료 중 상장사 주식 20여억원의 출처로 S사가 연관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변호사가 이 후보 사건을 수임한 2018년 7월 이후인 같은 해 11월 S사가 3년 만기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깨시연 측은 이 변호사가 S사로부터 주식을 받았다는 구체적 증거 등은 가지고 있지 않아 검찰 수사를 통해 이 의혹을 밝혀달라는 입장이다.

법조계 안팎에서 S사가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 있다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는 또 있다. S사와 그 계열사 등에 이 후보의 변호인과 측근들이 포진해있다는 점이다. 이 변호사는 2019년 12월 S사의 계열사 V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 변호사는 올해 1월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외이사에서 사임했고, 현재는 이 후보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이 후보 선거법 사건의 모든 재판에 변호인으로 참여한 나승철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S사의 계열사인 N사의 사외이사로 일했다. 이 후보의 정책 브레인으로 불리는 조계원 기본소득국민운동본부 대표(전 경기도 정책수석)도 나 변호사와 같은 시기 사외이사로 있다 중도퇴임했다. 이 변호사와 나 변호사는 지난 8월 전국 변호사 516명의 이 후보 공개 지지 선언 당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S사에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이 후보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7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 전 부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을 지낸 이한성씨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공동대표이자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의 대표다.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당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공직선거법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광우 기자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당 대표가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공직선거법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광우 기자

S사 전 부사장은 '이재명 특보' 행세…변호인은 이태형 로펌 소속

대규모 금융 사기 사건인 ‘라임 사태’와 관련해 이종필 라임 부사장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받고 금융감독원에 로비를 시도한 엄모 전 S사 부사장의 행적을 의심의 눈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엄 전 부사장의 알선수재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경제특보’, ‘박범계 국회의원의 정무특보’라는 직함을 사용하며 실제로 금감원 국장 등을 상대로 청탁을 시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엄 전 부사장의 1심 사건의 변호인은 이태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소속 A변호사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A변호사도 지난해 3월 S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선거법 사건에서 초호화 변호인단의 수임료를 일반적으로 계산하면 최소 몇십억원 이상일 것”이라며 “고발이 이뤄진 데다 특정 업체와의 연루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라 검찰이 수사를 통해 실체를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화천대유 자금 활용 의혹" 질의에 김만배 "터무니없는 유언비어" 

반면 이재명 캠프 측은 S사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대장동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12일 자정이 지나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일각에서 화천대유 수익금이 이 후보의 선거법 변호사비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는 취재진의 질의에 "터무니 없는 유언비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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