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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인 줄 알았더니 지하가…동학개미, 버틸까 빠질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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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16포인트(0.11%) 내린 2956.30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16포인트(0.11%) 내린 2956.30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직장인 박모(34)씨는 요즘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박씨는 지난 5일 마이너스통장에서 2000만원을 찾아 ‘물타기’를 했다. 물타기는 추가로 주식을 사들여 기존에 투자한 종목의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는 방법이다. 나중에 주가가 반등할 때를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손해를 만회하겠다는 생각으로 물타기를 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손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 5일 3000선이 무너진 코스피는 지난 6일에도 추가 하락했다. 지난 7일에는 50포인트 넘게 반등했지만 3000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박씨는 “(주가가)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가 있었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버텨야 할지 (주가 하락 위험을 고려해) 빠져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연중 최저 수준에서 오락가락하면서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지난달 27일 3100선을 웃돌았던 코스피는 지난 8일 2956.30으로 마감했다. 지난 6일에는 2908.31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해외 증시도 크게 출렁인다. 11일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1.6% 오른 2만8498.20에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6일 2만7528.87까지 밀렸다가 3거래일 만에 3.5% 넘게 반등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머지않아 긴축을 향해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꿀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중국에서 전력난이 심해지고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파산설이 나오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팔자’ 공세를 이어간다. 이들의 팔자 매물을 개인들이 받아내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개인들은 949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5324억원)와 삼성전자 우선주(1869억원), SK하이닉스(1245억원)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는 2.3~2.5%, SK하이닉스는 6%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주식거래 미수금과 관련한 반대매매는 393억원이었다. 지난 8월 19일(422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었다. 국내 증시에선 주식을 사고팔면 사흘째(영업일 기준) 되는 날에 주식과 현금을 주고받는 ‘3일 결제’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주식을 매수한 날에는 투자자의 증권계좌에 현금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결제일(사흘째 되는 날)까지만 현금을 채워 넣으면 된다. 이때 부족한 현금을 ‘미수금’이라고 한다. 만일 투자자가 결제일에 미수금을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는 나흘째 되는 날에 강제로 주식을 팔아치우는 반대매매를 한다.

앞으로 증시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흥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률이 40%를 밑돈다.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 현상이 풀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 때문이 아니다. 실적이 탄탄한 업종이나 배당주 등 변동성이 적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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