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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의 아들’ 김제덕, 양궁 전 종목서 메달 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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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고향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금 4개, 은 1개, 동 2개를 휩쓴 ‘올림픽 영웅’ 김제덕. [연합뉴스]

고향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금 4개, 은 1개, 동 2개를 휩쓴 ‘올림픽 영웅’ 김제덕. [연합뉴스]

‘예천의 아들’ 김제덕(17·경북일고)이 고향에서 전국체전 4관왕에 올랐다.

김제덕은 11일 경북 예천군 진호양궁장에서 열린 제102회 전국체전 양궁 남고부 개인전 결승에서 이찬주(경남체고)를 세트 스코어 7-1로 누르고 우승했다. 김제덕은 지난 9일 열린 랭킹라운드 30m, 50m, 70m 종목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90m에선 2위에 올랐다. 10일 열린 단체전과 혼성전에선 각각 3위를 기록했다. 출전한 7개 종목 모두 메달(금 4개, 은 1, 동 2)을 따내며 4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김제덕은 강력한 대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올랐다. 11일 현재 4관왕은 김제덕과 여자 기계체조 이윤서(서울체고)뿐이다.

김제덕은 9일 랭킹라운드에서 1371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토너먼트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김제덕은 최두희(영선고)와 8강전(6-4승)을 제외하면 큰 어려움 없이 우승했다. 김제덕은 지난 7월 도쿄올림픽에서 2관왕(남자 단체·혼성 단체)에 올랐다.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번의 큰 대회를 치른 뒤 국내대회로 돌아온 그는 “대회 시작 때는 부담감이 있었다. 잘 안 풀릴 때도 있었는지만 한 단계씩 올라가면서 좋아졌다. 4관왕이란 타이틀도 좋다”고 했다.

올림픽을 경험한 김제덕은 한층 여유가 생겼다. 경기 중 타이트한 상황에도 웃으면서 경기를 즐겼다. 그는 “올림픽에 다녀온 뒤 성적에 대한 기준(주위의 기대)이 바뀌었다. 압박감도 있었지만, 메달 하나만 딴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진호양궁장에는 경기 내내 비가 내렸다. 김제덕은 “상황이 좋진 않았지만, 보통 정도의 컨디션이었다. 비 때문에 잘 맞지 않을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신 있게 쏘자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대회가 열린 예천은 김제덕의 고향이다. 예천초등학교와 예천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예천 소재 경북일고에 재학 중이다. 예천 출신 선배 김진호의 이름을 딴 진호양궁장은 자주 대회를 치러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김제덕은 “여기서 경기를 몇 번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1년에 최소 두세 번은 했다. 홈 그라운드 장점이 있으니 연습했던 만큼만 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호양궁장 입구부터 경기장까지 가는 길에는 10~20m 간격마다 김제덕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는 “사실 올림픽에 다녀온 뒤 깜짝 놀랐다. 한 눈으로 보고 한 눈으로 흘리려고 했다”고 웃었다. 김제덕은 올림픽 단체전 경기 때 동료들에게 힘찬 기합 소리로 힘을 불어넣어 ‘파이팅좌’란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전국체전은 여러 팀이 동시에 경기하기 때문에 파이팅을 많이 외치진 못했다. 김제덕은 “상대 선수들이 활을 쏠 때 (파이팅을) 하면 안 된다. 방해되지 않으려 했다”고 했다.

김제덕을 비롯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다시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2022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이 오는 25~28일 시작된다. 김제덕은 “국내·국제 대회에서 딸 수 있는 모든 금메달을 차지하고 싶다. 체전 우승도 그 과정이다.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려면 다시 국가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국체전은 코로나19 여파로 고등부 대회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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